루푸스 환자가 두통에 시달리는 이유
전신 홍반 루푸스 한자의 절반이상 두통, 3분의 1은 편두통
자가 면역질환의 하나인 루푸스 중에서 가장 흔한 전신 홍반 루푸스 환자의 절반 이상은 정기적 두통을 경험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국제학술지 《루푸스(Lupus)》에 발표된 인도 베르함포레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포털 ‘웹엠디(WebMD)’가 4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루푸스는 뇌, 심장, 폐, 신장, 피부, 관절, 혈액 세포 등 신체의 모든 기관을 공격할 수 있는 자가면역 질환이다. 염증으로 인한 만성질환으로 발작이 동반되기도 하지만 다른 때는 증상이 없을 수도 있다. 피부뿐 아니라 장기까지 신체 모든 곳에 붉은 발진이 생기는 경우가 전신 홍반 루푸스다.
미국 터프츠대 의대의 신경과 전문의이자 두통 및 안면통증 과장인 아미르 톨베얀 박사는 중추 신경계도 루푸스 두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루푸스가 있으면 뇌와 척수로 이뤄진 중추신경계가 신경 세포나 혈관에 달라붙는 항체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루푸스는 또한 신경으로 가는 혈류를 차단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이 중추 신경계에 영향을 미치고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 뇌의 염증도 두통을 직접적으로 유발할 수 있다.
‘루푸스 두통’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지만 이번 연구에 따르면 전세계 전신 홍반성 루푸스환자의 3분의 1가량이 편두통을 앓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신 홍반성 루프스 환자의 절반가량은 손가락과 발가락으로 가는 혈류를 제한하고 종종 편두통도 일으키는 레이노증후군(Raynaud’s phenomenon)을 겪는다. 루푸스 환자의 상당수가 편두통을 겪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수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루푸스 두통’ 중에는 원발성 두통도 있을 수 있다. 두통 자체가 위험하거나 질병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두통이다. 이러한 유형의 두통은 단순히 감정적 스트레스로 인한 것일 수 있으며, 다른 루푸스 증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신체적 고통을 관리하는 것과 관련됐을 수 있다.
그러나 두통은 더 심각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미국 루푸스재단 의료-과학 자문의원이자 뉴욕시 정형외과전문병원(HSS)의 아시라 블레이저 교수는 “일부 루푸스 환자의 경우 두통은 뇌 혈관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 중 하나는 특히 루푸스 환자에게서 2차 합병증으로 많이 발생하는 항인지질항체증후군(antiphospholipid syndrome)으로 인해 뇌에 혈전이 생기는 것이다. 이 증후군은 면역 체계가 살아있는 세포의 지방을 공격하고 동맥과 정맥에 혈전을 생기게 하는 것을 말한다. 블레이저 교수는 이로 인해 뇌졸중이 발생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시력 문제나 인지력에 장애가 발생하는지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주문했다.
올해 4월 《두통(Headache)》에 발표된 브라질 페르남부쿠 연방대의 연구에 따르면 전신홍반성 루푸스 환자는 혈관염과 같은 급성 혈관질환과 관련된 두통을 경험할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루푸스 치료법도 두통 유발 원인이 될 수 있다. 블레이저 교수는 “루푸스가 있는 경우 면역 억제제를 복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 부작용으로 뇌 내막에 염증이 생기는 무균성 수막염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