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짓하는 아이?...의외로 정보흡수력 좋다
아이 집중력 떨어진다? 어른과 다른 방식으로 많은 정보 흡수해
흔히 아이들이 어른 보다 집중해서 배우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만 아이의 뇌는 어른의 뇌는 할 수 없는 방식으로 훨씬 많은 것을 학습할 수 있다. 다소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자꾸만 딴짓을 한다고 해서 마냥 걱정할 일은 아니라는 의미다.
미국 건강정보매체 '웹엠디(WebMD)'는 캐나다 토론토 대학교에서 진행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많은 아이들이 산만하고 집중력이 부족한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성인보다 훨씬 뛰어난 집중력과 학습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최근 전했다.
평균 연령 23세의 성인 24명, 7~9세 어린이 26명에게 꿀벌, 자동차, 의자, 나무 등 네 가지 그림과 상하좌우 네 가지 방향 중 하나로 움직이는 회색 점으로 이루어진 배경을 함께 보게 했다. 참가자는 자기공명영상(MRI) 장치 안에서 이미지를 보고 연구진은 이때 뇌의 반응을 살피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처음에는 움직이는 점은 무시하고 네 가지 그림 중 하나가 두 번 이상 나타나면 버튼을 누르게 했고 그다음에는 반대로 나타나는 이미지는 무시하고 점이 같은 방향으로 두 번 이상 움직일 때 버튼을 누를 것을 요청했다.
성인과 어린이들의 뇌 반응에 어떤 차이가 있었을까.
연구진이 두 단계의 실험에서 어린이와 성인이 보여준 정확도를 비교한 결과 어른의 뇌는 지침대로 집중해야 하는 정보에 더욱 활발한 뇌 반응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아이들은 우선순위 없이 먼저 봐야 하는 정보와 무시해야 하는 정보 모두에 집중했다. 두 가지 정보를 동시에 보고 모두 흡수했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무언가에 집중하는 주의력이 어린이의 두뇌에서 어른과 다르게 작동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해석했다. 어린이가 성인에 비해 목표 외에 주변 환경이 제공하는 많은 정보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고 이는 아이들이 정보가 넘치는 세상의 여러 분야와 복잡한 체계를 배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상황이나 목표, 방향의 변화가 있을 때도 보다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다.
인생에서 어느 시점까지를 어린 시절이라고 불러야 할지는 의견이 다를 수 있으나 적어도 8~9년 정도는 어린아이라고 볼 수 있다. 다른 종에 비해 상당히 긴 기간으로 연구진은 그 이유 중 하나로 일단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다는 사실을 꼽았다. 다른 이유로는 뇌의 각 부분을 연결하는 정보처리 경로 등의 성장을 위해 이 기간 많은 정보를 한꺼번에 흡수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아동기에 많이 나타나는 '주의력 결핍/과잉행동 장애(Attention Deficit/Hyperactivity Disorder, ADHD)'도 같은 잣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
당연히 아니다. 일단 ADHD은 일종의 장애로 지속적으로 주의력이 부족하고 산만할 뿐 아니라 과다활동, 충동성 등을 보이는 경우다. 방치하면 여러 방면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청소년기는 물론 성인까지 증상이 이어질 수 있어 치료가 필요하다. 해당 연구진도 조사 대상에 ADHD 아동이나 성인을 포함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연결해서 볼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