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우울증, 먹는 알약으로 치료한다

미 FDA, 산후우울증 경구치료제 첫 승인

'주라놀론'은 미 FDA가 승인한 최초의 산후우울증 경구치료제다. [사진=FEINSTEIN INSTITUTES]
산후우울증 치료제 ’주라놀론’이 알약 형태의 경구 치료제로는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을 받았다.

뉴욕타임스와 AFP통신 등은 4일(현지시간) 바이오젠과 세이지 세라퓨틱스가 공동 개발한 항우울제 ‘주라놀론’이 FDA 승인 후 제품명 ‘주르주배(Zurzuvae)’로 출시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업계는 주라놀론의 출시로 많은 산후우울증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옵션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주라놀론 이전에 FDA 승인을 받은 유일한 산후우울증 치료제였던 줄레소는 정맥 주사제로, 환자가 60시간에 걸쳐 투여하게 된다. 이와 달리 알약 형태의 주라놀론은 하루 한 차례, 최소 2주간 복용하면 된다.

산후우울증은 출산 후 4주에서 12개월 사이에 슬픔, 불안, 극심한 피로 증산을 동반하며 심한 경우 태어난 아기를 돌보지 않고 아기에게 위험한 행동을 할 수도 있다.

주라놀론은 신경 스테로이드로 뇌의 신경전달물질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우울증을 치료한다. 각성, 행동, 인지 등 뇌의 균형을 관장하는 물질을 회복하는 것. 기존의 우울증 치료법은 효과 발현까지 수주에서 최대 수개월까지 시간이 걸렸지만, 미국정신의학회의 조사에 따르면 주라놀론은 최소 3일만에 효과가 발현된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모든 우울증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 바이오젠과 세이지의 임상 데이터와는 다르게 이번 FDA의 승인은 산후우울증에만 한정됐다. 표본이 부족하고 효과가 충분히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제조사 측은 우울증 전반에 대한 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추가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크리스 비바커 바이오젠 CEO는 승인 이후 발표한 성명서에서 “이번 승인은 산후우울증으로 고통받는 수십만 명의 여성들에게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FDA의 피드백을 철저히 점검해 추가 연구 단계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FDA의 승인을 받은 주라놀론은 올해 4분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장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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