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놀이 하다가 귀에 '물'...면봉 사용 위험한 이유?

상처 생기고 보호막에 균열...세균 침투하기 쉬워

물놀이나 목욕 후 면봉으로 귀를 후비는 습관은 외이도염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물놀이 하다가 귀에 들어간 물, 그냥 놔둬도 괜찮을까? 바다, 수영장, 워터파크 등에서 물놀이를 한 뒤 습관적으로 귀를 후비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이런 습관은 외이도염을 유발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외이도염은 세균이나 곰팡이 등에 옮아 귀에 염증이 생긴 질환이다. 외이도는 귓구멍에서 고막까지 이어지는 통로로 S자형으로 굽어 있다. 외이도는 평소 산성 분비물 등으로부터 보호받고 있는데, 물이 들어가거나 면봉으로 귀를 자주 후비면 상처가 나고 보호막에 균열이 생긴다. 각종 세균이 침투하기 쉬운 상태가 되는 것이다.

외이도염의 주된 증상은 가려움증과 가벼운 통증이다. 증상이 심하면 극심한 통증으로 잠을 못 이룰 뿐만 아니라 입을 벌리기도 어려워 식사도 버겁다. 귀가 먹먹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증상은 귀 주변이 눌리거나 귓바퀴를 잡아당길 때 더욱 심해진다.

염증이 악화하면 고름이 나오거나 귓구멍이 막히면서 청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특히 당뇨병 환자나 면역력이 약한 이들은 외이도염이 생기면 심한 통증이 나타나고 악성 외이도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최정환 이비인후과 교수는 “외이도 청소는 반드시 이비인후과 전문의에 의해 조심스럽게 행해져야 한다”며 “습관적으로 귀를 후비거나 환자가 직접 손을 대면 오히려 상태를 악화해 귓구멍이 완전히 막히거나 고름 주머니가 생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외이도염은 항생제와 진통제 등 약물로 치료한다. 외이도 주변에 고름 주머니가 생겼다면 이를 절개해 고름을 빼야 한다.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균에 감염되면 항생제를 이용하더라도 외이도염이 심해져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귀에 들어간 물을 안전하게 빼려면 귀를 밑 쪽으로 향하게 한 뒤 귓바퀴를 뒤로 당겨 휘어진 외이도를 펴고 가볍게 흔들면 된다. 살짝 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귓속에 남아 있는 소량의 물을 억지로 닦는 것은 좋지 않다. 이는 체온으로 자연 증발하게 놔두는 것이 현명하다. 소독된 면봉을 외이도 입구에 갖다대 물을 흡수시키거나, 드라이기를 귀에서 30cm 떨어뜨려 찬 바람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귀를 당기거나 드라이기로 귀를 말려도 계속 귀에 물이 남아 있는 느낌이 들면 귀를 바닥을 향한 채 누워서 자는 것이 좋다. 이후에도 귀가 먹먹하다면 염증이나 귀지 때문에 물이 나오지 않은 것일 수 있어 병원을 찾는 것이 안전하다.

최 교수는 “귀에 물이 잘 들어간다면 샤워나 수영하기 전 귀마개를 착용하기를 권고한다”며 “다만 물이 이미 귀에 들어간 상태라면 귀마개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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