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합병증 피하려면 담배 얼마나 줄여야?
삼성서울병원과 서울대병원 합동 연구 결과
당뇨병 환자에게 안전한 흡연량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뇌경색과 뇌졸중 등 사망 위험을 높이는 합병증을 줄이기 위한 방법은 '완전한 금연'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흡연량을 줄이자 오히려 심근경색 발생 위험이 높아지기도 했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신동욱 교수,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정수민·유정은 교수 공동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데이터를 이용해 담배를 피우는 제2형 당뇨병 환자 34만9000여명의 흡연량 변화와 심혈관질환 사이 연관성을 5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은 당뇨병 환자의 주된 사망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병의 합병증으로 심혈관질환이 발생하면 당뇨병이 없는 사람보다 사망 위험이 3배 이상 높다는 기존 연구 결과도 있다.
담배가 혈관 기능에 장애를 일으키고 혈전을 형성하는 등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다만 당뇨병 환자의 흡연량 변화가 심혈관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건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연구팀은 흡연량 변화에 따라 환자들을 △금연 그룹 △50% 이상 흡연량 감소그룹 △20~30% 흡연량 감소 그룹 △흡연량 유지 그룹 △흡연량 증가 그룹으로 나눴다. 분석 결과 완전히 금연한 그룹은 계속 담배를 피운 그룹에 비해 심근경색과 뇌졸중 위험이 약 20%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당뇨병을 새로 진단받은 이들 환자 중 16.5%만 담배를 끊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흡연량을 줄인 그룹에서는 이런 효과가 관찰되지 않았다. 50% 이상 흡연량을 줄인 그룹은 흡연량 유지 그룹에 비해 뇌졸중 발생 위험은 거의 동일했으며, 심근경색 발생 위험은 오히려 3% 높았다.
연구팀은 분석 결과를 종합해 당뇨병 환자에게 발생하는 심혈관질환 합병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담배를 완전히 끊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완전 금연’에 성공한 환자는 사망률이 10% 낮아졌으며, 심근경색과 뇌졸중에 따른 사망 위험도 각각 21%, 34% 낮아졌다. 이러한 건강 상 이점은 금연 뒤 약 2년이 지난 후부터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조금만 담배를 피워도 혈소판 응집 등 유해한 결과가 나타난다”며 “결국 안전한 흡연량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투병 기간이 길어질수록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지는 점을 고려하면 당뇨병 진단 이후 금연과 생활 습관 개선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심혈관 당뇨병학(Cardiovascular Diabetology)》 최신 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