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낙태금지법 확산...임산부 불안에 떨고 의사들 州 떠난다
모성정신건강정책과 치료 프로그램,.. 거의 대부분의 州에서 D, F 등급
미국에서 많은 주(州)들이 낙태를 제한하거나 금지함에 따라 임산부 정신 건강 상태가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상가상 임산부 건강 전문가 및 의사들도 낙태금지 주를 떠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 공영방송 CNN은 비영리단체 '모성정신건강정책센터(Policy Center for Maternal Mental Health)'의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에서는 매년 약 400만명의 아기가 태어나는 가운데 임산부의 약 60만명(20%)이 정신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 임산부 여성들에 대한 전문적인 보살핌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고,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루이지애나, 뉴저지, 오클라호마를 포함한 5개의 주만이 산전과 산후에 임산부의 정신 건강 검진을 실시하도록 요구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미국 대부분의 주가 모성 정신 건강 정책과 치료 프로그램 등에서 D등급이나 F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 동안 12개 이상의 주가 낙태를 금지한 가운데, 낙태가 금지되거나 제한된 주에서 D+ 등급 이상을 받은 주는 없었다. 다른 주들도 낙태를 계속 제한하고 있으며, 최근 아이오와 주 입법자들이 6주 금지법(6주 이상의 태아를 지우는 것을 금지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는 7월 1일 12주 금지법이 발효됐다.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연구진은 사람들이 낙태를 거부당하고 원치 않는 임신을 강제로 유지하는 경우 정신건강이 악화돼 우울증과 불안과 같은 모성 정신 건강 이상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낙태를 거부당한 사람들이 낙태를 받은 사람들보다 불안감이 더 높았고, 자아 존중감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건강 의료 클리닉의 최고 임상 책임자인 일레인 카바조스 박사는 “낙태 금지가 이미 산모 의료가 열악한 주에서 정신 건강 의료 접근성을 더 악화시켰다”면서 “낙태 협조로 인한 처벌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환자와 의료진 사이에 개방적으로 낙태나 유산에 대해 논하기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모성 건강 전문가들 마저 낙태를 제한하는 지역에서 짐을 싸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조지워싱턴 대학교 머피 교수는 "모성 건강을 전문으로 하는 산부인과 의사들은 더 이상 환자들에게 양질의 치료를 제공할 수 없다고 느껴 지역을 떠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해당 주들에서 임산부의 정신 건강에 대한 이상을 발견하고 치료할 수 있는 전문가가 없어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 기사 도움 : 최혜림 인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