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적게 태어난 아이... 천식 위험 높아 (연구)
조산보다 출생 몸무게가 '소아 천식' 영향
출생 몸무게가 소아 천식 발병에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출생 몸무게보다 조산 여부가 소아 폐기능 발달과 관련이 있다는 기존의 연구를 뒤집은 내용이다.
서울아산병원 유진호 소아천식아토피센터장과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김환수 교수팀은 국내 19개 병원에서 치료 중인 5~15세 소아 천식 환자 566명의 조산 여부, 출생 시 몸무게와 현재 폐기능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이 결과, 출생 전까지 자궁에 있었던 기간(재태 기간)이 동일한 환자 중 출생 몸무게가 하위 10% 미만이었던 환자들의 폐기능 지표가 유의미하게 낮았다.
반면, 37주 미만에 태어나는 조산 여부로는 연구 시점에서 폐기능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며, 조산이어도 재태 기간 대비 출생 시 몸무게가 높았다면 상대적으로 폐기능도 양호했다.
환자들 폐기능은 1초당 강제 호기량(FEV1), 노력성 폐활량(FVC) 등으로 분석했다. 1초당 강제 호기량은 1초당 강제로 내쉴 수 있는 공기의 양이고, 노력성 폐활량은 숨을 최대한 들이마신 상태에서 최대한 내뱉을 수 있는 폐의 용량이다.
조산으로 태어난 환자 57명의 FEV1와 FVC는 평균 92.2%와 99.8%로 나타났다. 정상주 수에 태어난 환자 509명의 지표(각각 92.3%, 97.8%)와 큰 차이가 없는 값이다.
반면, 동일 재태 기간 출생 시 몸무게 하위 10%(WHO 기준)에 해당했던 저체중 집단의 FEV1와 FVC는 각각 86.4%와 94.3%를 기록해 과체중(상위 10%)과 정상 체중 집단과 비교해 크게 떨어졌다. 과체중 집단의 FEV1와 FVC는 각각 94.6%와 101.8%로 3개 집단 중 가장 높았고, 정상 체중 집단은 각각 90.9%와 97.2%를 기록했다.
사람의 폐기능은 출생 시점부터 발달과 성장 과정을 거쳐 증가하며, 20대 초반 정점을 지나 지속적으로 곡선을 그리며 서서히 떨어진다.
소아 천식 환자는 성인기 폐기능이 정상 수준 최대치에 도달하지 못하고, 노화 과정에서 폐기능이 정상인보다 더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이 중에서도 폐기능이 낮을수록 천식 악화 위험이 더 높아지고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 추가 폐질환 발병률도 커진다.
유진호 교수는 "출생 시 혹은 매우 어릴 때 폐기능 발달 정도가 소아 천식 발생과 진행에 큰 영향을 미치기에 폐기능이 좋지 않을수록 천식 악화 위험이 높아진다"며 "현재로선 폐기능이 낮은 환자들의 폐기능 발달을 높일 수 있는 근본적인 방법은 없어 저체중으로 태어난 소아 천식 환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는 아시아·태평양 호흡기학회에서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호흡기학'(Respirology)에 최근 게재됐으며, 연구팀은 향후 호흡 재활이 폐기능을 개선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추가 연구를 지속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