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일찍 돌아가시면… 딸보다 아들이 더 치명적 (연구)

핀란드서 100만 명 추적 결과 아들의 정신적, 경제적 타격 더 커

부모의 조기 사망은 성인이 된 자녀의 정신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 위험이 높은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추정 교차비는 일반적으로 남성이 정량적으로 더 크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성인이 되기 전 부모가 돌아가시면 아들과 딸 중에서 누가 더 큰 타격을 받을까? 딸보다 아들이 더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더 큰 타격을 받는다는 대규모 연구결과가 나왔다. 《역학 및 지역사회 건강 저널(Journal of Epidemiology & Community Health)》에 발표된 핀란드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핀란드 위배스퀼래대(University of Jyväskylä)의 페트리 뵈커만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1971~1986년에 태어난 약 100만 명의 핀란드인을 대상으로 부모가 숨진 나이와 건강문제 및 경제적 상관관계를 살펴봤다. 31세가 되기 전에 부모가 숨지는 경우는 약 15%에 해당했다. 12% 가까이는 아버지를 여의었고 5% 미만은 어머니를 여의었다.

21세가 되기 전 부모를 여읜 사람은 7%가 안 되는 약 6만5800명이었다. 이들은 20대에 부모를 여읜 사람보다 정신건강 문제로 입원할 확률이 더 높았다. 특히 남성이 여성보다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70%, 여성은 52%가 입원 가능성이 더 높았다. 약물 사용 장애와 고의적인 자해가 가장 흔한 입원 사유였다.

21세 전 어머니를 여읜 남성은 20대에 어머니를 여읜 사람에 비해 고의적인 자해로 입원할 확률도 거의 3배나 높았다. 또 21세 전 아버지를 여읜 여성은 그 이후에 아버지를 여읜 여성에 비해 약물 사용 장애를 겪을 확률이 약 2배 높았다. 어머니를 일찍 여읜 것은 스트레스 장애의 88% 증가와 관련이 있었다.

부모를 여읜 사람이 정신 건강 문제로 인해 약물에 의존하는 비율은 부모를 여의지 않은 사람에 비해 남녀 모두 18~33% 더 높았다. 병가 사용도 더 흔했다.

21세 이전에 부모를 여읜 경우 남녀 모두 학교 교육 기간이 짧고, 연간 소득이 낮으며, 26~30세에 실직 기간이 길어지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 수업을 빠지는 경우가 한 학년의 절반 이상이 되는 경우는 어머니를 여읜 소녀에게서 두드러졌다.

소득과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남성이 더 컸다. 아버지를 여읜 남성의 경우 연간 소득이 17% 가까이 감소하고 정규직으로 고용될 가능성이 6% 낮아졌다. 여성의 경우 각각 11%와 4%였다.

연구책임자인 뵈커만 교수는 “부모의 조기 사망은 성인이 된 자녀의 정신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 위험이 높은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추정 교차비는 일반적으로 남성이 정량적으로 더 크다”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jech.bmj.com/content/early/2023/07/04/jech-2023-220692.info)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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