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냥이 집단폐사 조류독감 탓? 방역당국 "접촉 피해라"
국내 고양이 고병원성 조류독감 감염 확인
서울 용산구와 관악구 일대의 야생 고양이에서 집단 감염병이 돌고 있다. 방역 당국은 감염병의 정체를 '고병원성 조류독감(AI)'으로 확인했다. 당국은 해당 바이러스가 사람에게도 전파할 수 있기 때문에 야생 고양이(길냥이)와 접촉을 피할 것을 권고했다.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는 서울 관악구 소재 동물보호시설의 고양이에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H5N1형)의 확진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고양이가 조류독감에 확진한 것은 세계 두 번째 사례다.
세계 첫 번째 사례는 지난 6월 초 수의학포럼에서 폴란드 수의청이 집에서 키우는 반려 고양이 9마리에서 H5N1 바이러스 확인한 사실을 보고한 일이다. 이후 세계보건기구(WHO)와의 합동조사에서 49개 샘플 중 27개에서 바이러스를 검출했다. 국내에선 전주 서울 용산구와 관악구 일대의 야생 고양이가 집단 폐사하면서 고양이의 H5N1 집단 감염이 의심된다는 의견이 나왔다.
H5N1 바이러스는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중 가장 흔한 종류 중 하나다. 전파 속도, 폐사율 등 병원성 정도에 따라 고병원성과 저병원성으로 구분된다.
대체로 철새, 닭, 오리 등 조류가 감염되지만, 전파 속도가 매우 빠르고 이종(異種) 간 감염이 가능해 위험성이 크다. 사람 역시 감염될 수 있는 인수 공통 바이러스다. 사람이 주로 감염되는 조류 독감의 종류 역시 이번 관악구 고양이에서 발견된 H5N1형이다.
최초 감염 시 3~7일, 최대 10일의 잠복기를 거친 후 발열, 오한, 기침, 인후통 등 감기와 유사한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다. 처음 보고된 고양이 개체 역시 감염 초기엔 호흡기 증상 등을 보여 동물병원에 내원했고 진료 중 폐사해 동물병원장이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신고했다. 확인 검사 결과 지난달 31일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로 최종 확인됐다.
질병관리청은 관할 지자체와 함께 고양이에 대한 접촉자 조사 등 예방조치를 시행 중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접촉자 중 유증상자는 없었다.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접촉자는 최대 잠복기인 10일 동안 증상 발생 여부를 집중 관찰할 예정이다. 해당 지역 야생 고양이에 대한 샘플 진단 조사도 진행한다.
환경부는 야생조류 AI 감염 실태 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농식품부는 감염 개체가 발견된 장소에 대한 소독과 출입 통제, 역학 조사 등 긴급 방역 조치를 진행 중이다. 농가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가금 농장에 대해 길고양이를 포함한 야생조수류 접근을 막을 수 있도록 차단망을 설치하는 등의 방지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국민들의 조류 인플루엔자 감염 예방을 위해 생활 속에서 지켜야 할 몇 가지 수칙을 권고했다.
▲야생조류, 가금류, 고양이 등 감염 가능한 야생동물과 사체에 접촉하는 것을 삼간다.
▲AI 바이러스는 주로 감염된 조류의 분변, 분변에 오염될 수 있기 때문에 관련 물건 등의 접촉을 피한다.
▲오염 의심 물체를 접촉했을 땐 눈, 코, 입 등을 만지지 말고 손을 씻는다. 평소에도 손을 자주 씻을 필요가 있다.
▲가정 내 반려 고양이의 AI 감염 발생 확률이 낮으나, 고양이가 갑자기 활동량이 저하하며 침을 많이 흘리거나 기침, 재채기 등 호흡기·신경학적 증상을 보일 경우 마스크나 장갑과 같은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접촉한다.
◆기사 작성 도움: 최혜림 인턴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