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80% 먹는 당뇨약 메트포르민, 근육보호 효과
연구 결과 "근육위축·근육섬유증 예방"…노화세포 표적 삼아 물리쳐
국내 당뇨병 환자의 약 80%가 복용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당뇨약 메트포르민(성분명)이 노인성 근육 위축과 근육 섬유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유타대 보건대 연구팀은 임상시험 결과 메트포르민이 근육 기능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노화 세포(일명 ‘좀비 세포’)를 표적으로 삼아 공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따라서 당뇨병으로 메트포르민을 복용하는 노인 환자는 부상이나 병에서 더 빨리 회복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메트포르민은 다이아벡스, 글로코파지 등 상표명으로 시판되며 제2형당뇨병의 1차 치료제로 널리 처방되고 값도 싼 편이다.
연구의 제1 저자인 조나단 페트로셀리 박사(물리치료, 운동훈련)는 “메트로포르민은 조직을 딱딱하게 하거나 흉터를 남길 수 있는 염증을 일으키는 화학물질을 방출하는 좀비 같은 노화세포를 공격한다. 메타포르민은 무릎·고관절 등 수술 후 회복을 앞당기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건강한 60세 이상의 건강한 남녀 20명을 모집해 임상시험을 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10명(실험군)에는 메트포르민을, 10명(대조군)에는 위약을 2주 동안 투여했다. 그런 뒤 이들에게 5일 동안 침대에서 안정 및 휴식을 취하면서 메트포르민과 위약을 각각 복용토록 했다. 연구팀은 임상시험 전후에 이들에게 근육 생검,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받게 한 뒤 분석했다.
연구 결과 메트포르민을 복용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근육 위축 및 섬유화가 훨씬 덜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노화세포가 훨씬 더 많이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메트포르민이 근육 손실을 막고 섬유증과 염증을 줄이는 보호 효과를 낸다고 강조했다.
나이가 들면 넘어지거나 입원하는 일이 잦고 만성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근육을 잘 쓰지 않으면 그렇다. 페트로셀리 박사는 “늙으면 몸에서 노화세포를 제거하기가 더 어려워져 몸 안에 쌓인다. 나이든 사람이 근육을 잘 쓰지 않으면 다치거나 어떤 수술을 받은 뒤 회복 속도가 한층 더 느려진다”고 말했다. 그는 “노화세포를 표적으로 삼는 치료법과 노화에 따른 근육 회복 속도 개선 간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밝힌 첫 연구 결과”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아미노산의 일종인 류신과 메트포르민을 함께 복용해 근육 회복 속도를 더 빠르게 할 수 있는지, 부작용은 없는지 추가 연구를 할 계획이다. 동물실험에선 두 가지의 병용이 효과가 있는 걸로 나타났다. 메트포르민은 부작용으로 구토, 복부 불쾌감, 방귀, 설사 등 증상과 비타민B12 결핍 및 젖산 산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이 연구 결과(Disuse-induced muscle fibrosis, cellular senescence, and senescence-associated secretory phenotype in older adults are alleviated during re-ambulation with metformin pre-treatment)는 국제학술지 ≪노화세포(Aging Cell)≫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