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자리 잃은 '아스피린' 뇌졸중 예방...“득보다 실 크다"

1만9천명 건강한 노인 대상, 예방 효과 및 출혈 위험 분석

아스피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혈전 생성을 막아주는 '아스피린'의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가 설 자리를 잃을 것으로 보인다. 건강한 성인이 뇌졸중 예방을 위해 매일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것에는 "득보다 실이 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신 연구 결과, 건강한 성인에서 저용량 아스피린 요법은 뇌졸중 발생 위험을 줄이지 못했다. 오히려 뇌출혈 위험을 증가시키는 상반된 결과가 나온 것이다.

항혈소판제 저용량 아스피린 요법의 뇌졸중 예방 효과를 분석한 대규모 연구 결과가 미국의사협회 학술지(JAMA) 2023년 7월 27일자에 게재됐다.

그동안 저용량 아스피린 요법은 건강한 성인에서 심뇌혈관 질환 예방 효과가 큰 것으로 평가됐다. 때문에 이러한 혜택을 얻기 위해 저용량 아스피린(75~100mg/d)이 적극 권고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아스피린 복용에 따른 혜택보다 출혈 위험이 높다는 데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번 연구도 여기에 초점을 맞췄다. 저용량 아스피린 요법의 혜택과 위험성을 분석한 세계 최대 규모의 무작위 대조군 임상인 ASPREE (Aspirin in Reducing Events in the Elderly) 연구를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한 것이다.

연구에는 총 1만9114명의 건강한 노인들이 임상참가자로 등록됐다. 이들을 대상으로 매일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한 인원과 그렇지 않은 그룹으로 나눠 결과를 비교했다.

평균 4.7년에 걸친 추적 관찰 결과는 어땠을까. 결과적으로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한 인원들에서는 허혈성 뇌졸중 예방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다.

허혈성 뇌졸중 발생 비율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한 인원은 1000인년 당 3.4건으로 위약군(1000인년 당 3.5명)과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사실상 저용량 아스피린 요법에는 뇌졸중 예방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출혈 부담까지 높았다. 뇌출혈 발생 위험이 플라시보 약물을 복용한 인원에 비해 두드러지게 높게 보고된 것이다. 출혈성 뇌졸중을 포함해 두개내 출혈 환자를 분석한 결과, 저용량 아스피린을 매일 복용한 인원은 위약군에 비해 출혈 위험이 1.38배 증가했다.

책임저자인 호주 모나쉬 의과대학 제프리 클라우드 교수는 "랜드마크 임상인 ASPREE 연구를 대상으로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은 의미가 상당히 크다"며 "건강한 노인들에서 뇌졸중 예방을 위해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것에는 혜택보다 위험도가 크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 질병예방서비스태스크포스(USPSTF)는 해당 연령층에 저용량 아스피린 요법의 사용을 제한한다는 권고문을 발표한 바 있다.

    원종혁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