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남성 미용 제품 사용 2배 늘었다... 뭐길래?
여성은 20년 전 12개에서 13개, 남성은 6개에서 12개로
미국 남성이 하루에 사용하는 비누, 샴푸, 화장품, 보습제, 탈취제 등 개인관리 제품의 종류가 2004년 평균 6개에서 2023년 현재 11개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6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비영리 환경 단체 환경워킹그룹(EWG)의 보고서를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보도한 내용이다.
전반적으로 평균적인 미국 성인은 하루에 112개의 화학 성분이 함유된 12개의 개인 관리 제품을 사용한다. 2004년에는 126개의 화학성분이 함유된 9개 제품을 사용했던 것과 비교해 제품 수는 늘었지만 화학성분은 줄었다.
남성과 여성의 격차는 큰 폭으로 줄었다. 20년 전과 비교해 여성은 하루 사용하는 제품 수는 12개에서 13개로 늘었다. 반면 남성은 2004년 6개에서 하루에 11개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개인관리 제품을 많이 쓰는 사람은 평균을 훌쩍 뛰어넘는 제품을 사용했다. 미국 성인의 10%가 매일 25개 이상의 제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것이 반드시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것은 아니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EWG의 건강생활과학 수석 부사장인 호머 스웨이는 “매일 노출되거나 사용되는 제품의 수는 증가했지만, 화학 성분의 수는 감소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유해 화학성분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확대되고 그에 대한 법적 규제가 결합한 결과라고 그는 설명했다.
스웨이 부사장은 112개의 화학성분 중 대다수가 개인관리 제품 10만개가 인체 피부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EWG의 ‘스킨 딥(Skin Deep)’ 데이터베이스에서 최고 등급인 녹색 점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고서는 이번 연구를 위해 2200명 대상의 조사결과, 미국 소비자가 평균적으로 매일 발암 위험이 있는 2가지 화학성분과 생식 및 발달 체계를 위협하는 2개 화학성분에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노출은 주로 바디 케어, 스킨 케어 및 화장품에서 일어난다. 파라벤, 탈크, 사이클로펜타실록산, 메틸클로로이소티아졸리논, 메틸이소티아졸리논 및 트리에탄올아민 같은 화학물질이 그에 해당한다. 보고서는 또 미국 성인이 평균적으로 하루에 15가지 향료 화학 물질에 노출되는데 그 중 7가지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화학물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EWG의 보고서가 소비자들 사이에 불필요한 불안감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미국 노스웰 헬스의 피부과 전문의인 라만 매단 박사는 “이러한 종류의 화학성분들 중 많은 것이 신체에 흡수되지 않거나, 흡수되더라도 인체에 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최소한만 흡수된다”면서 “일상생활에서 다른 유해 화학물질에 노출되는 것과 비교하면 너무 과도한 우려”라고 말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소수의 화학성분에 대해서만 개인관리 제품에 사용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행동에 나서는 소비자는 점점 많아지고 있다.
올해 6월 존슨앤드존슨은 탈크가 포함된 자사의 제품이 암을 유발한다고 주장하는 수천 건의 소송에 대해 89억 달러(약 11조3742억 원)의 합의금을 지불하기로 했다. 또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2025년부터 24개 성분이 화장품에 사용되지 못하게 하는 무독성 화장품법을 2020년에 통과시켰다. 미네소타, 뉴욕, 오리건 그리고 워싱턴 같은 다른 주들도 개인관리 제품에 대한 새로운 안전법을 통과시키거나 이법 준비 중에 있다.
해당 보고서는 다음 링크(https://www.ewg.org/research/survey-finds-use-personal-care-products-2004-what-means-your-health?auHash=Aa7UEVxqozF7uvuZu2TLvhusiUJ-xp9EPXwBcRofYpI)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