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잃기 전부터...생각지 못한 치매 '첫 징후'는? (연구)
ApoE4 e4 보유자 냄새 감지력 떨어지고 75세 이후 후각 감퇴 뚜렷
알츠하이머병 관련 유전자를 지닌 사람은 기억력과 사고력 문제가 발생하기 훨씬 전에 후각을 잃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6일(현지시간) 《신경학(Neurology)》에 발표된 시카고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미국 성인 865명을 대상으로 5년에 걸쳐 냄새를 감지하고 냄새를 식별하는 능력에 대한 자가평가를 실시했다. 기억력이나 사고력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5년 간격으로 두 번 테스트를 받았다. 연구진은 이들의 DNA 샘플도 채취했다.
연구진은 알츠하이머병 유발위험이 높은 유전자 변이(ApoE4 e4) 보유군과 그렇지 않은 대조군을 비교했다. 연구를 시작할 때 두 그룹의 사고력과 기억력은 비슷했으나 ApoE4 e4 변이 보유군의 사람이 대조군에 속한 사람보다 사고 능력이 더 빠르게 감소했다.
후각 능력과 관련해선 해당 변이 보유군의 냄새 감지력이 대조군에 비해 37% 낮았다. 또 해당 변이 보유군은 65세~69세에 후각 감퇴가 일어났다. 대조군은 후각 테스트에서 평균 4개를 감지하는 반면 해당 변이 보유군은 3개만 감지했다. 특히 해당 변이 보유군은 75세~79세가 되면 뚜렷한 후각 감퇴가 발생했다.
ApoE는 중추신경계의 주요 콜레스테롤 및 지질 운반 단백질이다. 인간의 경우 ApoE2, ApoE3, ApoE4의 3가지 변이가 발견된다. 이중 ApoE4를 보유한 경우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4배 이상 높아진다. 사람은 부모에게서 각각 하나의 ApoE 유전자형을 물려받는데 양쪽 모두에게서 ApoE4를 물려받아 한 쌍을 갖게 되는 경우를 ApoE e4라 한다. 이런 경우는 2%로 매우 드물지만 알츠하이머병 위험도는 8~10배 높아진다.
논문의 제1저자인 시카고대 의대의 레지던트 연구원인 매슈 굿스비스는 “냄새를 감지하는 사람의 능력을 검사하는 것은 향후 초기치매 증세와 같은 인지문제를 예측하는 데 유용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후각과 치매의 관련성에 대한 근본적 메커니즘을 규명하면 신경퇴화에서 후각의 역할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 링크(https://n.neurology.org/content/early/2023/07/26/WNL.0000000000207659)에서 해당 논문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