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휩쓴 비만약 자살 충동?...‘주사제' 안전성 일파만파
유럽發 안전성 검토 여파...영국도 GLP-1 계열 약 정밀조사 착수
살 빠지는 당뇨·비만약으로 유명한 'GLP-1 작용제(펜타입 주사제)' 계열 약물들에서 자살 충동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해당 약물을 투약한 인원에서 자해 및 자살 충동 사례가 늘면서, 유럽 규제당국은 대대적인 의약품 안전성 조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제품 허가가 빨랐던 미국의 경우, 약물 유효성분이 높게 함유된 비만 치료제에는 이미 '자살 충동'에 대한 경고 문구가 삽입된 상태다.
최근 유럽 지역에서는 GLP-1 계열 약물의 대규모 안전성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여파로 영국 의약품 및 의료기기안전관리국(MHRA)도 계열 약제에 대한 이상반응 데이터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MHRA는 영국에서 의약품 관리 감독 업무를 총괄하는 정부기관이다.
이달 초 유럽의약품청(EMA)은 GLP-1 계열 약물에 자살 및 자해 충동 이상반응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당시 EMA에 보고된 이상반응 사례는 총 150건에 달했다.
지난 12일 시작된 MHRA의 약물 안전성 모니터링 결과에서도 2020년부터 올해 7월 6일까지 노보 노디스크의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에서만 5건의 관련 이상반응 사례가 보고됐다.
이번 안전성 조사 대상에 포함된 약물로는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의 제2형 당뇨약 '오젬픽', 비만약 '위고비' 외에도 1세대 GLP-1 계열 비만약인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 아스트라제네카의 '바이두레온(성분명 엑세나타이드)', 릴리 '트루리시티(성분명 둘라글루타이드)', 사노피 '릭수미아(성분명 릭시세나타이드)'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와 관련해 미국 지역에서는 비만약 삭센다와 위고비의 제품 정보에는 이미 "자살 행동 및 생각"에 대한 주의 문구가 명시돼 있다.
주목할 점은, 동일 약물 성분이라 할지라도 비만약과 당뇨약에 해당 이상반응 포함 여부가 달랐다는 부분이다.
실제로 리라글루타이드 및 세마글루타이드 등 동일한 성분을 사용했지만 비만약이 아닌 당뇨약으로 허가를 받은 제품에는 이러한 경고 문구가 빠져있다. 허가기관은 "통상 GLP-1 약물은 비만보다 당뇨병 치료제에 더 낮은 약물 용량이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몇 달 동안 오젬픽과 위고비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처방량이 늘어난 만큼 다양한 부작용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GLP-1 약물에서 자살 충동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는 갑상선암 발생 위험과 위장장애 문제가 주요 이슈로 논의된 바 있다.
미국 마취과학회는 입장문을 내고 "위장관에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기 때문에 환자들이 수술 당일에는 GLP-1 약물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