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염증 위험 낮추려면 '이것' 조심해야...
튀김 등 음식 비롯해 약물·감염·알레르기·자가면역병 등 장 염증 ‘원인’에 관심 쏟아야
염증이 장에 생겨 발생하는 염증성장질환(IBD)이 최근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대 시몬 매튜 조교수(소화기내과)는 “염증은 염증성장질환은 물론 알츠하이머병, 암 등 여러 질병의 발생과 진행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는 “위장관은 위에서 아래로 이동하며 그 사이의 모든 부위가 염증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어린이 염증성장질환(IBD)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세 가지 위험 요소로 항생제에 대한 조기 노출, 서양식 식단, 높은 사회 경제적 지위 등이 꼽혔다. 지난 5월 세계적으로 열린 ‘소화기병 주간’ 회의에서다. 국내의 만성적인 염증성장질환인 궤양성대장염, 크론병 환자는 2017년 6만741명에서 2021년 8만289명으로 증가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5년 새 32%나 늘어난 셈이다. 전 세계 환자는 약 500만 명으로 추산된다.
미국 건강포털 ‘더헬시(Thehealthy)’는 매튜 조교수의 도움으로 ‘염증성장질환의 위험 요인 5가지’를 소개했다.
1.항생제 등 약물
일반 의약품이든 처방약이든 모두 염증을 일으키는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다. 매튜 조교수는 "해열·소염 진통제로 널리 쓰는 이부프로펜, 애드빌, 모트린 등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는 염증과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화학요법, 면역관문억제제 등 암 치료제는 위장관에서 염증 등 부작용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
매튜 조교수는 “약물 부작용이 매우 흔하지만 여기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자신의 몸에 관심을 더 많이 가져야 한다”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특히 새로운 약을 복용하거나 주사로 투여받을 때는 그렇다. 담당 의사에게 약의 부작용을 묻고 답변을 들어 참고하는 게 바람직하다.
호주 뉴캐슬대 연구팀이 어린이 약 640만 명을 대상으로 하는 관찰 연구 36건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5세 이전에 항생제에 노출된 어린이는 그렇지 않은 어린이에 비해 IBD에 걸릴 위험이 3배 더 높아졌다. 특히 4회 이상 항생제에 노출되면 IBD 위험이 3.5배 더 높아졌다.
2.튀김 등 음식
지방이 많은 튀김 음식, 초가공식품도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매튜 조교수는 “튀김 등 건강에 나쁜 음식은 위장관과 장내 미생물(마이크로바이옴)의 자연적인 균형을 깨뜨려 바이러스, 박테리아가 위장관 내벽을 뚫고 침입할 수 있는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염증의 일반적인 원인이 된다. 잘못된 식단으로 인한 염증으로 입원할 가능성은 낮지만, 만성 염증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장에 염증이 있는 환자는 특히 카페인을 조심해야 한다. 카페인은 성향에 관계없이 코르티솔 수치를 높일 수 있다. 코티르솔은 본질적으로 항염증 작용을 한다. 하지만 장기간에 걸쳐 코르티솔 수치가 계속 높으면 도리어 만성 염증에 기여하는 반대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각별히 주의해야 할 대목이다.
3.음식 알레르기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인 알레르겐에 노출되면 두드러기, 눈의 충혈과 가려움증 등이 나타난다. 이런 염증 반응과 마찬가지로 장이 음식 속 알레르겐을 만나면 복부 경련, 메스꺼움, 구토, 설사 등 증상을 반응으로 보일 수 있다. 음식 섭취 후 이런 증상을 겪으면 속히 진료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 자신이 알고 있는 알레르겐을 피하는 게 염증 예방에 최선이다.
4.감염
감염(위장염)도 장 염증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바이러스, 세균에 감염되면 메스꺼움, 구토, 설사 등 일반적인 증상이 나타난다. 이들 증상은 감염이 발생한 부위를 정확히 알아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매튜 조교수는 말했다. 메스꺼움과 구토는 위장관의 위에, 설사는 위장관의 아래에 감염이 있다는 뜻이다. 위장관 감염을 최대한 줄이려면 손 씻기, 채소·과일 씻기 등 보건 위생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5.자가면역병
자가면역병은 유전성이 강하지만 감염이 되지는 않는다. 이 병은 면역시스템이 적(외부 세포)과 아군(본인의 정상 세포)를 잘 구별하지 못해 정상 세포를 공격하게 할 때 발생한다. 매튜 조교수는 “궤양성대장염, 크론병, 베체트장염 등 염증성장질환(IBD)의 원인과 발병 메커니즘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위험 요소는 호주 뉴캐슬대 등의 연구 결과 몇 가지 밝혀졌다”고 말했다. 어린이에게는 항생제의 조기 노출·서양식 식단·높은 사회경제적 지위 등이, 성인에게는 흡연·기름진 음식·항생제 등이 위험요인으로 작용한다. 밀과 보리의 글루텐 성분을 흡수하지 못하는 자가면역병인 셀리악병도 장 염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