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우면 다리 핏줄도 잘 터진다... 왜 그럴까?"
오래 서있거나 다리 꼬고 앉는 습관 안 좋아
여름이면 다리도 아프기 쉽다. 무더운 날씨에 혈관이 확장되면 다리에 머무는 혈액이 많아지고, 다리에 가해지는 압박이 커지면서 하지정맥류 증상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2022년 하지정맥류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7월에 가장 많았다. 하지정맥류의 증상 및 치료와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대표 증상은 혈관 돌출 아닌 다리 피로감
대한혈관외과학회와 대한정맥학회의 ‘하지정맥류 질환 대국민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일반인 900명 중 85%는 하지정맥류 대표 증상으로 ‘다리 혈관의 돌출’을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 환자들은 ‘다리가 무겁거나 피로한 느낌’을 가장 많이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실제 환자 124명 중 혈관 돌출을 경험한 환자는 절반도 되지 않았다. 이외에도 발바닥 통증, 잘 때 쥐가 자주 나는 증상 등이 뒤를 이었다.
혈액 역류 막는 판막 이상으로 발생
정맥 판막은 다리 혈액이 위쪽으로 순환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만약 이 판막이 망가지면 다리의 혈액이 위로 올라가지 못하고 정체된다. 이에 따라 정맥에 가해지는 압력이 증가하면 혈관이 늘어나게 된다. 늘어난 혈관으로 인해 혈액 순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다리가 쉽게 피로해지고 부으며 쥐가 나게 된다. 특히 아침보다는 저녁이나 야간에 증상이 두드러진다는 특징이 있으며, 다리 혈관의 돌출이 없더라도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가족력, 임신, 생활 습관 등 원인 다양
가족력이나 유전적인 요인은 하지정맥류 발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강동경희대병원 혈관외과 조성신 교수는 “여러 연구에 따르면 하지정맥류 환자의 약 80%에서 적어도 1명 이상의 가족 구성원이 하지정맥류로 치료를 받았거나 치료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임신은 가족력 다음으로 중요한 요인으로, 자궁이 커지면서 복압이 높아지는 것 외에도 임신으로 인한 호르몬의 변화가 주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복부비만 또는 복압을 증가시키는 만성질환, 하루 6시간 이상 서 있는 직업, 의자에 오래 앉아있는 직업, 심부정맥혈전증 과거력, 습관적으로 다리를 꼬고 앉는 자세 등으로도 하지정맥류가 발생할 수 있다.
혈관 초음파로 간단하게 검사 가능
하지정맥류의 진단은 혈관 초음파를 통해 이뤄진다. 정확한 명칭은 도플러 초음파 검사로, 피의 흐름과 혈관이 좁아진 정도를 살펴볼 수 있다. 금식이나 조영제의 투여 등 특별한 전처치 없이 비교적 쉽게 진단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검사 결과 0.5초 이상 역류가 확인되면 하지정맥류로 진단한다.
문제 혈관 제거·폐쇄해 치료
근본적인 치료는 수술을 통해 정맥의 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는 것이다. 고전적인 수술법은 피부를 절개해 문제가 되는 혈관을 제거하는 방법이지만 최근에는 작은 구멍을 뚫고 혈관에 도관을 삽입해 폐쇄하는 수술법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 혈관을 폐쇄하면 하지에 정체되는 혈액이 다른 혈관으로 우회해 흐르며 증상이 개선된다.
고탄력압박스타킹·스트레칭 등으로 예방
가족력, 임신, 출산 등 하지정맥류 위험인자가 있으면 예방을 위해 고탄력 압박스타킹을 신을 것을 권한다. 또 복압이 높아지지 않도록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만약 업무 특성상 오래 서 있거나 앉아 있어야 한다면, 3~5분마다 다리를 교대로 올렸다 내리거나, 발목을 까딱거리는 스트레칭을 해주자.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꽉 끼는 옷이나 지나치게 높은 하이힐은 피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