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부르는 B12 결핍…채식으로 보충하려면?
비건 식단에 결핍된 B12가 김, 다시마, 미역이 속한 조류에 풍부
채식주의 비건 식단의 취약점 중 하나가 필수 영양소 중 하나인 비타민 B12 섭취가 힘들다는 것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진은 그 대안으로서 조류(藻類) 섭취를 제안했다고 영국 옵저버(가디언의 주말판)가 최근 보도했다. 연구진은 구체적으로 어떤 조류가 도움이 되는지 언급하지 안핬지만 한국인이 많이 섭취하는 김, 미역, 다시마 역시 조류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연구결과다.
비타민 B12는 미량이지만 꼭 필요한 영양소다. B12가 부족하면 혈액과 신경 세포 형성에 문제가 생겨 근육 약화, 저림, 메스꺼움, 체중 감소, 피로, 그리고 심박수 증가를 유발한다. B12 결핍이 지속되면 빈혈, 심장병 그리고 당뇨병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케임브리지대 식물대사그룹의 페이엄 머샤히 연구원은 “중요한 점은 B12가 소와 양의 소화기관에서 자라는 박테리아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것”이라며 “식물에서 직접 얻을 수 없고 고기, 유제품, 계란이 전통적 공급원”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최근 들어 유행하는 비건 식단을 채택하면 B12 섭취량은 급격히 감소하게 되고 국가적 차원의 손실이 될 수 있다는 것.
영국의 총 채식주의자 수는 100만 명 이상으로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영국 인구의 거의 1.5%에 해당한다. 식물성 식품 매출이 2018년 이후 49% 증가했다.
비건 식단은 표준 영국 식단이 제공하는 B12의 10%만 공급한다. 지난해 12월《유럽 영양 저널 (European Journal of Nutrition)》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이는 하루에 약 0.5마이크로그램(㎍)에 불과해 건강한 용량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이는 특히 노령층과 임산부와 수유 중인 여성들에게 위험하다고 논문은 지적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비타민 보충제 섭취가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채식주의자들은 자연식을 선호하기에 이에 대한 거부감을 갖는 경우가 많다. 케임브리지대 식물대사그룹의 책임자인 엘리슨 스미스 교수는 “많은 채식주의자들은 화학 보충제를 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에 식단의 자연적인 부분으로 B12를 섭취하기를 원한다”면서 뿌리나 줄기가 없는 주로 수생 생물인 조류가 B12를 축적하는 놀라운 능력을 갖고 있음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서구에서 B12 결핍의 증가하는 위험을 강조하기 위해 설립된 그룹인 CluB12의 연구의 일환으로서 스미스 교수 연구진은 조류가 어떻게 B12를 축적하는지를 증명했다. 그는 “조류는 스스로 B12를 만드는 게 아니라 주변의 박테리아에 의해 만들어진 B12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스미스 교수는 “우리는 다양한 형태의 B12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어떤 조류가 인간에게 작용하는 다양한 종류를 축적하는지 정확히 파악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 특정 조류가 어떤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으나 “이는 B12 결핍으로 인해 현재 직면하고 있는 심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조류 보충제의 효과적 제조가 가능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