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CDK4/6 표적 유방암약 '입랜스'...폐경 여부 상관없이 사용 가능
국내 허가 확대..."Young-PEARL 연구, 대한항암요법연구회 주도한 임상"
한국화이자제약(대표이사 오동욱)은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약 '입랜스(성분명 팔보시클립)'가 1차 내분비요법에서 아로마타제 억제제와 병용해 폐경 전 환자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가 확대됐다고 19일 밝혔다.
이 치료제는 호르몬수용체 양성 및 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 음성(HR+/HER2-) 유방암 환자가 주요 처방 대상이다.
우리나라는 폐경 전 및 40세 이하의 젊은 유방암 환자 비율이 약 10.5%로 서구 대비 2배 가량 높게 보고된다. 폐경 전 젊은 환자의 경우, 유방암 진행 속도가 빠르고 예후도 좋지 않아 새 치료 옵션에 대한 환자 및 의료진의 수요가 높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입랜스-아로마타제 억제제 병용요법의 국내 허가 확대는 폐경 전 환자에게도 1차 표적치료에 대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데 기대를 모은다.
지난 4일 허가를 통해 입랜스는 폐경 여부와 무관하게 1차 내분비요법으로 아로마타제 억제제와 병용할 수 있게 되면서, 기존 '폐경 후 여성'에서 '모든 여성'으로 적응증 범위를 확대하게 됐다.
입랜스와 내분비요법을 병용하는 폐경 전 및 폐경 이행기 여성은 임상진료지침에 따라 황체형성호르몬분비호르몬(LHRH) 작용제를 투여 받아야 한다.
이번 국내 허가는 입랜스 임상시험과 실사용근거(리얼월드 데이터) 등이 종합적으로 검토됐다. 특히 전이성 유방암에서 폐경 전 환자만을 대상으로 내분비요법의 초치료로 입랜스를 투여한 유일한 임상시험인 Young-PEARL 연구는 대한항암요법연구회(KCSG) 유방암분과의 국내 연구자들을 통해 국내 14개 기관에서 진행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해당 연구는 이전 타목시펜 치료 중 재발 또는 진행된 HR+/HER2- 유방암이 있는 19세 이상 폐경 전 환자 189명을 대상으로 17개월(중앙값)간 추적 관찰했으며,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mPFS)이 기존 항암화학요법군 14.4개월 대비 류프로라이드를 병용한 입랜스-내분비요법군에서 20.1 개월로 연장돼 질병 진행 위험을 34% 감소시켰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도 본 임상을 포함한 여러 임상 결과를 고려해 지난해 12월 폐경 전 환자에서 입랜스를 1차 내분비요법으로 아로마타제 억제제와 병용해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 범위를 확대 변경한 바 있다.
대한항암요법연구회에서 연구를 주도한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박연희 교수는 “경제활동이 활발한 시기에 유방암을 앓게 되면 환자 개인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손실이 더 크지만, 이들을 위한 치료 옵션은 매우 제한돼 왔다”며 “국내에서 주도한 Young-PEARL 연구를 통해 인구 다양성을 고려한 치료법 개발과 건강 형평성 확립에 기여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한편, Young-PEARL 연구는 박연희 교수의 연구 책임하에 혈액종앙내과 전문의인 강석윤(아주대병원), 고수진(울산대병원), 김건민(세브란스병원), 김민환(세브란스병원), 김성배(서울아산병원), 김지연(삼성서울병원), 김지현(분당서울대병원), 김태용(서울대병원), 김한조(순천향대천안병원), 김희준(중앙대병원), 박인혜(고려대구로병원), 손주혁(세브란스병원), 안진석(삼성서울병원), 안희경(가천대길병원), 이경은(이대목동병원), 이경훈(서울대병원), 이근석(국립암센터), 이문희(인하대병원), 이종인(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임석아(서울대병원), 임영혁(삼성서울병원), 정경해(서울아산병원) 교수가 참여했다.(가나다 순)
올해로 국내 허가 7주년을 맞이한 입랜스는 HR+/HER2- 진행성∙전이성 유방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전환시킨 최초의 CDK4/6 억제제로 평가된다. 1일 1회 복용법으로 높은 투약 편의성을 제공하고 있으며, 미국 FDA 허가 이후 2022년 기준 전 세계 100개 국 이상에서 45만 명 이상의 유방암 환자들에게 처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