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장비를 구독한다?...‘디지털병리' 진입 문턱 낮아질까

한국로슈진단, ‘구독 모델’ 업계 첫선...제주한라병원 공급 계약

로슈진단 디지털 병리 제품. [사진=로슈진단]
편의성과 맞춤형 진단을 강조하는 '디지털병리' 시장에 구독형 사업 모델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병리과 업무 방식의 간소화와 인공지능 기반 분석이라는 강점이 어떻게 활용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로슈진단은 최근 제주한라병원(병원장 김성수)과 디지털병리 ‘구독 모델’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17일 진행된 계약은 업계에서 처음으로 구독 모델이라는 새로운 사업 형태를 선보인 것으로, 제주한라병원이 이를 최초로 도입했다.

이에 따라, 한국로슈진단은 제주한라병원에 디지털병리 장비 및 소프트웨어를 향후 5년간 제공하게 된다. 초기비용이 높은 장비 및 서버 구축을 월 구독 형태로 구입해 사용할 수 있게 한 모델로, 스캐닝부터 알고리즘 분석까지 전 과정에 걸친 포트폴리오를 포함한다.

서버 및 제품 세팅을 위한 초기비용 문제로 도입에 어려움이 컸던 디지털병리 시장의 진입 문턱이 낮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제주한라병원 병리과 고영혜 과장은 “병리과는 연구 및 환자 진료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진료과임에도 중소병원에서는 디지털병리의 초기 투자비용이 높아 빠른 기술 도입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번 구독형 디지털병리 장비 도입으로 의료진의 편의성을 높이고 보다 정밀한 환자 맞춤형 진단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디지털병리란 세포와 조직의 현미경 검경을 위해 사용하던 유리 슬라이드를 고배율의 이미지 정보를 그대로 스캔해 디지털 파일로 전환, 컴퓨터 화면을 통해 병리학적 평가를 진행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이러한 강점에도 서버 구축과 초기 세팅 비용이 너무 높고, 제도적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보급화가 더디게 진행되는 실정이다.

이번 계약으로 한국로슈진단의 디지털스캐너(VENTANA DP200) 장비와 분석 소프트웨어(uPath), 분석알고리즘 2가지(Ki67, HER2 SISH) 패키지를 도입해 본격적인 상용화에 들어간다.

병원에 설치되는 디지털 스캐너 VENTANA DP200은 트레이 스캔 방식으로 6장의 슬라이드를 장착 가능한 소형 슬라이드 스캐너다. 스캐너에 내장된 색보정 기능으로 현미경으로 보는 것과 유사한 색감 및 퀄리티를 구현해내며, 커버 슬립 직후 바로 스캔이 가능하다. 스캐너를 통해 분석한 데이터는 uPath 소프트웨어의 이미지 분석 알고리즘을 통해 판독업무를 지원하게 된다.

한국로슈진단 병리진단사업부 김형주 전무는 “진단 분야 업계 리더인 로슈진단의 뛰어난 스캐닝 기술과 표준화된 알고리즘 분석·보관 기능의 강점을 구독 모델이라는 새로운 서비스 방식을 통해 디지털병리 보급화에 더욱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병리 시장은 2026년까지 연평균 10% 이상 성장해 약 12억7764만 달러(약 1조5359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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