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 스트레스 풀려다..." 대학병원 교수, 女복싱 챔피언 됐다
순천향대 천안병원 서려경 교수, 라이트플라이급 챔피언 등극
최근 챔피언 벨트를 찬 프로 복싱 선수가 알고보니 현직 의사인 것으로 밝혀져 화제다.
지난 14일 열린 ‘KBM 3대 한국타이틀매치’ 여자 라이트플라이급 경기는 청코너의 8라운드 TKO 승리로 끝났다. 통산 전적 7전 6승(4KO) 1무로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이 선수는 2020년 프로무대에 데뷔 후 3년만에 챔피언 벨트를 품에 안았다.
프로 복싱 유망주에 대한 설명이 아니다. 순천향대 천안병원 소아청소년과 서려경 교수의 얘기다.
서 교수는 2018년 가을 무렵 복싱을 시작했다. 소아중환자실과 응급실 근무로 받은 스트레스와 피로를 운동으로 해소하는 한편, 컨디션을 유지하고 체력을 기르기 위해 운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 교수는 우승 이후 “바쁜 시간을 쪼개 땀 흘려 훈련한 시간이 떠오른다”며 “의사와 프로복서 역할 모두에서 항상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서 교수는 이 말을 지키고 있다. 우승 소식이 알려진 17일에도 밤샘 당직 근무 후 아침에야 퇴근한 것.
서 교수가 속한 천안 B 복싱클럽의 관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서려경 교수는 운동과 본업 양쪽에서 군말 없이 최선을 다하는 분”이라며 “남자 전업 복서들도 소화하기 힘든 훈련과정을 묵묵히 이겨내는 모습이 대단하다. 세계챔피언이라는 큰 목표를 가지고 있는데 충분히 되고도 남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순천향대 의대 출신의 서려경 교수는 2021년 순천향대 천안병원에서 임상강사로 의사생활을 시작했다. 지난해엔 삼성서울병원에서 파견 근무를 하다 순천향대 천안병원으로 돌아와 임상조교수로 근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