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감기·독감... 어떻게 대처할까?
면역력 끌어올리고 초기에 대처하는 것이 중요
옛 속담에 ‘오뉴월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 말이 있다. 여기서 오뉴월이란 음력인데 양력으로는 여름철에 해당한다. 감기 바이러스는 온도가 높아지면 약해지고 온도가 낮아지면 활발해진다. 이 때문에 감기는 주로 겨울에 유행하지만, 요즘은 냉방이 잘 발달하여 과도한 냉방이 여름감기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여름철 독감(인플루엔자)도 심상치 않다. 질병관리청 감염병 표본감시 자료를 보면, 올해 27주차(7월 2~8일) 인플루엔자 의사(의심) 환자 분율은 외래 1000명당 16.3명에 달했다. 2022~2023년 절기 유행 기준 4.9명보다 매우 높다.
감기든 독감이든 초기에 잘 다스려야 몸져눕는 일을 막을 수 있다. 무조건 약을 먹기보다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안정을 취하면서 생수나 보리차, 과일주스 같은 것을 수시로 마셔 수분을 잘 보충하는 것이 기본이다. 힘들고 입맛이 없어도 식사를 거르면 안 된다.
▶영양과 운동은 면역력의 관건
감기·독감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면역력을 정상화하는 것이 관건이다. 면역시스템은 크게 선천면역(자연면역)과 획득면역(후천면역)으로 구분된다. 자연면역은 항원의 침입을 차단하는 기능으로 피부, 점액조직, 위산, 혈액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대식세포, 다형핵백혈구, NK세포와 같은 면역세포가 식균과 살균 작용을 발휘하는 것도 자연면역에 속한다. 후천면역은 자연면역의 보강 역할을 한다. 처음 침입한 항원을 기억해 이 항원이 다시 침입할 때 알아서 반응하는 것이다. 병원체나 독소를 예방 접종하여 획득하는 인공면역도 후천면역에 속한다.
영양이 불량하면, 즉 제때에 제대로 먹지 않으면 생체방어 기능의 저하로 감염증을 유발하게 되고, 또다시 감염으로 인해 저영양 상태가 악화되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불규칙한 생활과 음주 및 흡연, 과로, 스트레스, 수면부족 등도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이다.
햇빛은 면역력 강화에 필요한 비타민D를 합성하는데 필요하므로 반바지, 반팔 차림으로 하루에 1시간 정도 햇빛을 쬐는 것이 좋다. 적절한 운동은 깊은 호흡과 긴장 이완을 통해 면역세포와 림프액의 흐름을 활발하게 한다. 다음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감기몸살 초기에 효과적인 방법이다.
▶콧물엔 대파·생강 끓여 마시기
전신이 아프면서 재채기, 콧물, 오한감과 발열감이 있으면 파·생강·대추를 적당량 넣어 끓는 물로 우려낸 다음 꿀을 약간 타서 수시로 마시는 것이 좋다. 파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땀을 내게 만들어 몸이 쑤시고 아픈 증상을 개선한다. 생강은 가래와 기침을 치료하는 작용을 하고 대추는 기운과 피를 보충한다. 꿀은 몸의 피로를 풀게 하고 기운을 증강하는 작용이 있다.
▶인후통과 가래엔 도라지차·귤차
오한 발열감과 함께 전신통 및 인후통, 노란 가래 등이 있으면 도라지와 귤 껍질을 적당량 넣고 달여 우려낸 물을 목을 적시는 기분으로 서서히 삼키면 효과적이다. 도라지는 폐와 인후부의 염증을 치료하는 작용을 한다. 귤 껍질은 기운이 잘 돌게 하여 몸살 기운을 없앤다. 집에 감초가 있으면 같이 넣으면 더 좋다. 감초는 목 안의 염증을 치료하는 작용을 한다.
▶병원 진료와 병행하면 더 효과
위에서 제시한 방법들은 감기 초기, 증상이 막 나타났을 때 시행하면 효과가 좋다. 예를 들어 코가 맹맹하고, 콧물이 나고, 몸이 으슬으슬할 때 대추와 생강, 파를 넣고 푹 끓여 마신 뒤 이불 속에 쏙 들어가면 땀이 나면서 상태가 호전된다.
그러나 이같은 요법은 정상 성인에게 증상이 나타나고 2~3일까지만 적용하는 것이 기본 수칙이다. 고혈압이나 당뇨병, 심장병 등 기저질환이 있거나 정상인이라도 증세가 계속 나빠진다면 병원에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고령자, 허약체질, 큰 병을 앓은 사람, 어린이, 영유아 등에게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