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잎의 재발견…항염증 효과가?
당근(홍당무)은 뿌리를 다양한 식재료로 사용한다. 무청(무의 잎사귀)이 시래기나 우거지 등 웰빙 식재료로 쓰이는 것과는 달리 당근잎은 활용도가 낮아 버려지거나 사료 정도로만 활용된다.
이렇게 식재료로 무시당하던 당근잎의 새로운 효능이 밝혀졌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14일 “한의약융합연구부 고병섭 박사 연구팀이 당근잎의 추출물을 활용해 항염증 효능을 밝혀냈다.”고 밝혔다. 연구 성과는 국제전문학술지(몰리큘즈)에 금년 5월 24일 게재됐다.
연구팀은 당근잎에서 찾아낸 플라보노이드 화합물에 효소 처리를 진행해 당이 결합한 부분을 효율적으로 제거하는 탈당화 방법을 확립했고, 이를 당근잎 추출물에 적용했다. 효소 처리로 탈당화한 추출 화합물과 비효소 처리된 기존 화합물(일반 당근과 당근잎의 추출물)과 비교했다. 그 결과, 효소 처리된 당근잎의 화합물은 기존 화합물보다 최대 23% 더 염증인자 발현을 억제하는 등 우수한 효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당근은 비타민A, 식이섬유, 루테인 등 중요한 영양소가 많아 식재료로 흔히 사용된다. 루테인은 동식물 조직에 분포하는 황색 내지 적색의 색소군인 카로티노이드의 한 종류로, 정상 시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요소다. 예로부터 전통의학 분야에서는 변비, 이질, 빈혈, 방광염 및 홍역 등에 효과적인 치료제로도 인정받아 왔다.
연구팀은 2019년 이미 당근잎에서 뼈 성장 효능을 찾아 기술이전까지 마친 상태로, 이번에는 버려지는 당근잎에 주목하고 당근잎의 새로운 가치를 찾는 연구를 진행했다. 먼저 연구팀은 기존에 알려진 당근의 효능에 비추어 볼 때 당근잎에도 유용한 성분과 효능이 있다고 보고, 그 추출물을 분석해 6가지의 ‘플라보노이드 글리코사이드’를 발견했다. 이는 플라보노이드 화합물과 당류가 결합하여 형성된 화합물이다. 항산화·항염증·항암·항균 등 다양한 생물학적 효과를 가지고 있는데, 당류 부분을 제거한 저분자의 플라본 화합물로 전환하면 용해도와 생체 이용성이 개선되어 더 다양하고 강력한 생물활성을 나타낸다.
연구책임자인 고병섭 박사는 “본 연구성과는 그동안 외면받던 당근잎의 새로운 효능을 밝혀낸 것으로 향후 당근잎의 상업적 활용을 위한 기준 데이터를 제시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CAP사업 및 한국한의학연구원 기본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