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개·전신마취 없는 폐암 조직검사... 삼성서울병원서 표준검사로
기관지내시경 초음파 검사, 2009년 도입 이래 1.5만 건 달성
삼성서울병원에서 폐암 진단을 위한 조직검사의 편의성을 높여주는 기관지내시경 초음파 검사 건수가 누적 1만 5000건을 기록했다.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는 지난 7일 이를 기념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병원에선 2009년 이를 처음 도입한 후 2012년까지 누적 1000건의 증례를 달성했다. 이후 활용 빈도가 가파르게 증가하며 2016년부턴 매년 1000건 이상의 검사를 시행했고, 올해 3월 말 당시 누적 1만 5000건의 검사 건수를 기록했다.
해당 검사는 폐암 진단을 위해 기존에 절개 과정이 필요했던 조직검사의 편의성을 높였다. 대체로 폐암 환자는 중기 이후에 증상을 알아채고 진단을 받는 경우가 흔한데, 이땐 흉부 종격동 임파선으로의 암 전이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이전에 활용하던 종격동경검사(Mediastinoscopy)는 전신 마취 후 가슴뼈 아래로 내시경을 삽입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절개가 필요하고 전신 마취가 필요해 환자의 부담이 크다.
반면, 기관지내시경 초음파 검사는 절개가 필요 없고 수면 마취로도 검사가 가능하다. 호흡기내과 의사가 입을 통해 기관지내시경을 삽입하고 그 끝에 달린 초음파로 기관지 주변 림프절을 관찰하며 초음파 장치에 함께 달린 세침(가는 주사)으로 조직을 떼 검사한다.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김호중·엄상원 교수, 폐식도외과 김홍관 교수 연구팀은 해당 검사가 정확도에서 비교 우위를 확인했다. 2010년 3월~2012년 5월까지 병원에서 기관지내시경 초음파 검사와 종격동경검사 모두를 시행한 환자 127명의 검사 결과를 분석했다. 종격동경검사의 진단 민감도(어떤 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특정한 검사에 양성을 보이는 비율), 정확도, 음성 예측도(검사 결과 음성인 대상자가 실제로 질병이 없는 비율)는 각각 81.3%, 89%, 78.8%였던 반면, 기관지내시경 초음파 검사는 88%, 92.9%, 85.2%였다.
또한, 2009~2019년까지 10년간 병원에서 해당 검사를 받은 6826명의 감염 관련 합병증 발생 빈도 역시 0.48%에 불과해 안전성도 확인했다.
이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병원 호흡기내과는 기관지내시경 초음파 검사를 '표준검사'로 시행 중이며, 폐 주변부에 위치한 폐결절에 대한 조직검사에도 2017년부터 유사한 방식의 검사(방사형 초음파 유도 내시경 검사)를 적용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엄상원 호흡기내과장은 "정확한 폐암 진단을 위해 검사 방식 또한 나날이 세밀하고 보다 안전하게 발전해 나가고 있다"면서 "암 정복을 위해 앞으로도 폐암 진단과 치료를 위한 연구를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