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로 ‘이만큼’ 통화 많이 하면 혈압 쑥↑

12년 추적조사…하루 30분 이상 통화하면 고혈압 위험 12% 더 높아

12년 동안 추적관찰한 연구 결과를 보면 휴대전화로 통화를 비교적 많이 한 사람의 고혈압 위험이 훨씬 더 높았다. 이런 저런 일로 통화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럴까?[사진=게티이미지뱅크]
휴대전화를 12년 동안 하루에 30분 이상 쓴 사람은 30분 미만 쓴 사람에 비해 고혈압에 걸릴 위험이 12%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광저우 남방의대(Southern Medical University)가 37~73세 사이의 성인 21만2046명을 대상으로 한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데이터를 분석하고 12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다.

연구의 교신 저자인 셴후이 친(Xianhui Qin) 교수는 “휴대전화로 통화하는 시간이 심장 건강에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휴대전화를 사용한 사람은 전혀 사용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고혈압 위험이 7%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휴대전화로 매주 4~6시간 통화하는 사람은 5분 미만 통화하는 사람에 비해 고혈압 위험이 16% 더 높았다. 매주 6시간 이상 통화하는 사람은 고혈압 위험이 25%나 더 높은 걸로 나타났다.

특히 고혈압에 대한 유전적 위험이 높고 휴대전화로 일주일에 30분 이상 통화하는 사람은 유전적 위험이 낮고 더 짧은 시간 동안 통화하는 사람에 비해 고혈압 위험이 33% 더 높았다. 휴대전화의 총 사용시간, 핸즈프리 장치의 사용 시간은 고혈압 위험과 관련이 없었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확증하기 위해선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혈압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주요 사망 원인인 심장병과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고혈압은 30~79세 성인 약 12억 8000만 명에게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고혈압을 앓고 있는 성인의 약 46%는 자신에게 고혈압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대한고혈압학회에 의하면 2022년 우리나라 20세 이상 성인 가운데 약 1260만 명(29.4%)이 고혈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전 국민의 약 30%가 고혈압 환자다.

미국질병통제센터(CDC)는 고혈압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당뇨병, 생활방식, 가족병력 등을꼽고 있다. 가족력을 통제할 순 없지만 생활방식을 바꿀 수는 있다. 건강한 식단과 체중을 유지하고, 알코올 섭취를 제한하고, 신체 활동을 유지하고, 매일 밤 충분한 수면을 취하면 고혈압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이에 더해 휴대전화로 통화하는 시간을 줄이면 고혈압을 통제하고 심장 건강을 유지하는 데 상당히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 결과(Mobile phone calls, genetic susceptibility, and new-onset hypertension: results from 212 046 UK Biobank participants)는 ≪유럽심장저널-디지털헬스(European Heart Journal – Digital Health)≫에 실렸고 미국 건강포털 ‘더헬시(Thehealthy)’가 소개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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