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이틀간 총파업... 진료 어려운 병원은?

전국 145개 병원 동참... 상급종합병원 18곳 포함

 

2004년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총파업 당시 모습 [사진=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13일부터 이틀간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총파업에 들어간다. 2004년 의료 민영화 저지 이후 19년 만이다. 145개 병원 소속 4만 5000명 이상의 간호사, 의료기사 등 14개 분야 보건의료직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돼 각 병원에선 진료 공백을 우려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이번 파업에 참가하는 병원(사업장)은 사립대병원지부 29개, 국립대병원지부 12개, 특수목적공공병원지부 12개, 대한적십자사지부 26개, 지방의료원지부 26개 등이다.

소위 '빅5 병원'에선 이번 파업에 공식적으로 참여하는 곳은 없지만, 전국에서 20곳 안팎의 상급종합병원에서 동참할 예정이다.

서울에선 △고려대의료원 △이화의료원 △경희대의료원 △한양대의료원 △강동성심병원 △노원을지대병원 △국립중앙의료원, 서울보훈병원, 한국원자력의학원 등 국립 공공 의료기관 등 28곳의 사업장이 동참한다.

경기권에선△아주대의료원 △한림대의료원 △국립암센터 등이 참여하며, 이외 전국에선 △충남대병원 △전남대병원 △전북대병원 △원광대병원 △조선대병원 △원주연세의료원 △춘천성심병원 △경상국립대병원 △부산대병원 △고신대복음병원 등의 대학병원과 각 시·도의 국립병원도 다수 참가한다.

노조는 12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이와 같은 내용의 총파업을 예고하면서도 "환자의 곁을 지키며 생명을 돌보고 살리는 임무에 충실하고 환자에게 위해가 되거나 불안으로 몰아넣는 일을 하지 않겠다"며 "의료공백 최소화를 위한 노력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총파업 중 응급실, 수술실, 중환자실, 분만실, 신생아실 등 환자 생명과 직결된 업무엔 필수 인력을 투입하고, 응급상황에 대비해선 응급대기반(CPR팀)을 구성·가동할 계획이다. 이와 같은 필수 유지인력은 전체 노조원 중 20~25% 비중을 차지하는 정도다.

13~14일 예고된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총파업 참여 예정 의료기관. 이 중 동국대병원은 12일 밤 참여를 철회해 13~14일 정상진료를 진행한다. [자료=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다만, 이번 파업이 노조 설립 이래 역대 최대 규모기에 예고대로 총파업이 진행된다면 참여 병원들에선 일반병동과 외래 진료 등에서의 업무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여러 병원에서 총파업 기간에 맞춰 신규 환자를 받지 않거나 수술 일정을 취소하기도 했다. 주요 대학병원들은 최대한 파업이 일어나지 않도록 협상을 최우선 방침으로 진행하면서도 대체 인력 투입을 준비하는 등 비상체제를 준비 중이다.

정부 역시 대책을 마련 중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말 '의료기관 파업 상황 점검반'을 조직해 1차 회의를 열고 '보건의료 재난 위기관리 표준매뉴얼'에 따라 재난위기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이후 이달 10일 2차 회의에선 지자체별 의료현장 상황을 파악했고, 12일에는 긴급상황점검회의를 열었다. 상급종합병원 45개소 중 보건의료노조 파업에 참여하는 의료기관 18개소의 병원장들이 참석해 의료기관별 노사교섭 상황과 대응 방안을 청취했다.

또한, 총파업에 대비한 비상진료대책을 마련하고 11일부턴 시도별 비상진료대책상황실을 운영 중이며, 당일인 13일에는 응급의료센터 등 24시간 비상진료체계가 유지한다. 각 지자체는 보건소 홈페이지 등을 통해 비상진료기관과 진료 중인 병·의원 명단을 주민들에게 안내할 예정이다. 파업으로 진료에 차질이 예상되는 의료기관 명단은 보건복지콜센터(129)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노조는 의료보건인력과 공공의료 확충 등을 요구하고 있다. 구체적으론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확대를 통한 간병비 해결 △보건의료인력 확충 △직종별 적정인력 기준 마련과 업무 범위 명확화 △의사 확충과 불법 의료 근절 △공공의료 확충과 코로나19 대응에 따른 감염병 전담병원 회복기 지원 확대 등을 요구하며 사측과 교섭을 진행 중이다.

일각에선 2021년 9월 당시 복지부와 노정합의를 체결했던 것처럼 막판 극적 타결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여전히 전망은 불투명하다.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노조는 "5월부터 사용자에 교섭을 요청했지만, 사용자 측은 정부 핑계를 대며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며 불성실 교섭으로 일관했고 정부 역시 각종 제도개선 추진 일정을 미루면서 핵심 쟁점 타결을 위한 어떠한 지원도 하지 않았다"며 사실상 협상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2004년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총파업 당시 모습 [사진=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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