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 없애는 ‘3D 바이오프린팅 기술’ 국내서 개발
생명연·기계연 "세계 최초 개발 성공…자연살해세포 기능 높여 암치료 효과 개선"
면역세포의 기능을 이용해 암세포를 없애는 3D(3차원) 바이오프린팅 기술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이 신기술은 자연살해(NK)세포의 기능을 높여 암 치료 효과를 크게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소(KRIBB)·한국기계연구원(KIMM) 공동 연구팀은 ‘이식형 나노바이오센서 평가를 위한 다중혈관 함유 피부 복합조직 개발’ 과제의 하나로 암세포를 제거하는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NK cells encapsulated in micro/macropore-forming hydrogels via 3D bioprinting for tumor immunotherapy)는 ≪생체재료 연구(biomaterials research)≫ 저널에 실렸고 미국과학진흥회가 운영하는 과학포털 ≪유레카얼럿(Eurekalert)≫이 11일(현지시간) 소개했다.
자연살해(NK)세포는 선천 면역(체내 1차 방어 작용)을 맡는 중요한 세포다. 바이러스와 종양세포의 형성에 반응해 인체에 해로운 세포만 골라 죽이는 백혈구다. NK세포는 외부에서 침입한 바이러스가 아니라, 내부에서 감염된 비정상적인(병든) 세포를 없앤다.
연구팀에 의하면 3D프린팅된 하이드로겔이 NK세포를 캡슐화하면 NK세포가 거의 손실되지 않는다. 따라서 NK세포의 대부분이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다. 하이드로겔에는 기공이 생기며, NK세포가 세포 생존력을 유지하고 있다가 일정 시간이 지난 뒤 방출되면 면역 기능을 수행한다.
NK세포는 통상 면역치료에 쓰이지만 NK세포를 정맥주사로 주입하는 방법은 고형암에 대한 임상시험에서 썩 높은 효과를 내지 못했다. NK세포가 적절한 수준의 생존능력을 유지하지 못하고 고형암을 표적으로 삼지 못하기 때문이다. 혈액암 외 고형암은 혈관조직과 결합조직으로 이뤄져 있다. 단단하고 형태를 지닌 악성 종양이다.
하이드로겔은 수용성 고분자가 물리적 결합(수소결합, 반데르발스힘, 소수성 상호작용, 고분자결합) 또는 화학적 결합(공유결합)에 의해 3차원 구조를 이루고 있는 물질이다. 수분을 품는 비율(함수율)이 높고 세포외기질(세포와 조직 사이의 공간을 채워 세포를 보호하고 지지해주는 물질)과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어 생체에 적합하다.
새로 개발된 기술을 이용하면 NK세포를 하이드로젤에 넣어 프린팅한 뒤 3차원 환경에서 배양해 NK세포의 세포 생존력과 활성을 높이면 암 조직에 강력하게 맞설 수 있다. 한국기계연구원 박수아 책임연구원은 “이 신기술은 암 치료에 쓰는 NK세포의 기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번 신기술이 암 환자 치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