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3대 암, 조기 진단하고 예방하려면

증상 자가진단과 정기검진이 필수

 

여성의 3대 암으로 꼽히는 유방암, 자궁경부암, 난소암은 자가진단과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유방암, 자궁경부암, 난소암은 여성의 3대 암으로 꼽힌다. 임신 출산 수유 등과 관련되어 모성을 갉아먹고 외모적으로도 여성의 존재감을 박탈한다. 여성에게 발생하는 대표 암종을 조기에 진단 치료하고 생활 속에서 예방하기 위한 주요 수칙들을 알아본다.

국내 유방암 증가는 고지방, 고칼로리로 대변되는 서구화된 식생활과 비만, 늦은 결혼과 출산율 저하, 수유기피, 빠른 초경과 늦은 폐경 등으로 인해 에스트로겐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어지는 등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유방암학회의 <유방암 백서>에 의하면 유방암은 유전적 요인이 큰 암의 하나로, 환자의 5~10%는 가족성이다. 어머니나 자매 어느 한쪽이 유방암에 걸린 경우 발병 확률은 보통 사람에 비해 2~3배, 어머니와 자매 모두에 유방암이 있는 경우에는 8~12배 정도 높아진다.

난소암 또한 음식과 생활습관 등의 서구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난소암은 특히 조기진단이 중요한데 보통 부인암 검사를 하는 수준에서는 난소암을 체크해내기 어렵다. 이로 인해 대부분 난소암이 진행된 상태에서 수술 및 항암화학요법을 받게 되며, 환자 중 70% 이상에서 5년 이내에 재발이 나타난다. 자궁경부암은 어린 나이의 성교, 문란한 성생활,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 등이 주요 원인이다. 초기에 뚜렷한 증상은 없으나 경미한 질 출혈이 성교 후나 배변시 잘 발생되고 암이 진행될수록 방광자극 증상, 직장 불쾌감, 임파선 부종 등이 나타난다.

■유방암, ‘치밀 유방’ 감별진단 중요

유방암은 평소 자가진단으로 유방의 크기 변화와 멍울, 유두 분비물 등을 관찰해야 한다. 임상에 적용되는 검진 방법으로는 유방촬영술(맘모그라피), 유방초음파검사, 유방자기공명영상(유방MRI) 등이 있다. 서구 여성들에 비해 ‘치밀 유방’의 빈도가 높은 한국인 여성들은 유방암의 1차 진단법인 유방촬영술과 함께 유방초음파를 받아볼 것을 관련 학계는 권장한다.

유방암 MRI는 유방암의 진단뿐만 아니라 유방암의 병기나 전이 여부를 진단하는데 도움이 된다. 방사선 노출이 없고 양쪽 유방을 비교할 수 있으며 영상이 매우 선명해 미세한 멍울도 찾아낼 수 있다.

유방암은 자가진단 등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면 생존율이 매우 높고, 유방을 거의 절제하지 않아도 된다. 자가진단 시기는 생리 후 5일 전후가 적절하며, 폐경기 여성은 특정일을 정해 매월 같은 시기에 검진하면 된다. 생리 후에도 유방에 멍울이 계속 잡혀지는지, 육안으로 볼 때 유방의 크기나 모양이 변화했는지, 유두에서 혈성·장액성 분비물이 나오는지, 유두에 잘 치유되지 않은 습진이 있는지, 유방 피부에 함몰·부종·발적이 나타나는지, 오렌지 껍질 처럼 피부가 울퉁불퉁한지 등을 잘 관찰해야 한다.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접종이 정답

자궁경부암의 예방에 가장 좋은 방법은 예방 백신 접종이다. 자궁경부암이 발암성 인유두종바이러스(HPV)의 지속적 감염으로 발생한다는 사실을 처음 밝혀낸 사람은 독일의 하랄트 추르 하우젠 박사인데, 그의 발견은 주요 발암성 HPV 유형들에 의한 감염을 막아 자궁경부암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 개발의 토대가 됐다. 하우젠 박사는 이 업적으로 2008년에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다.

백신 접종 전에 별도의 검사를 할 필요는 없으며 성경험 여부에 관계없이 10대 청소년과 성인 여성들이 접종할 수 있다. 여성 대부분이 성생활을 영위하는 평생 동안 HPV 감염에 노출될 수 있으므로 자궁경부암 백신은 높은 면역반응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장기간 예방 효과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 요소로 고려된다.

자궁경부암을 예방하는 또 다른 방법은 정기검진이다. 대한산부인과학회에 따르면, 18~35세 연령대에서 정기적으로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는 비율은 약 8%에 그쳤다. 발병 연령도 낮아지는 추세다. 환자 중 35세 미만 젊은 여성의 비율이 90년대 초반보다 최근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산부인과학회는 만 20세 이상, 혹은 이전이라도 성경험이 있는 여성은 누구나 결혼 여부, 나이에 관계없이 매년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도록 권장한다.

■난소암, 검사법 다양하게 병용해야

난소암 중 유전성 난소암 환자가 5~10%에 해당되므로 가족력이 있으면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체크해야 한다. 또 40세 이후, 비만, 불임이나 출산 경험이 없는 경우에는 난소암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지속적인 검진이 요구된다. 특히 직계 가족에게서 난소암이 진단됐다면 유전자 검사를 실시해 난소암에 관여하는 유전자인 ‘BRCA1’과 ‘BRCA2’ 보유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난소암의 확진은 대부분 발병 후 수술을 통해 이뤄진다. 그러나 의료진의 숙련도에 따라 정기검진 과정에서도 CT나 MRI, 초음파 등을 통해 난소암이 의심되는 병소를 발견할 수 있다. 종양의 외형적인 모양이나 크기 등을 확인한 후 난소암에 대한 민감성을 가진 종양표지(CA-125)에 대한 검사를 시행한다. 난소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획기적인 검사법이 아직 없어 골반 내진, 종양표지 검사, 질 초음파 검사 등을 병용하는 접근법이 유용하게 적용되고 있다.

    이요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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