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 당뇨병 환자 심장까지 위협 (연구)
외로움 점수 1점이면 11%, 2점이면 26% 높이는 걸로 조사돼
당뇨병 환자에게 외로움은 심장에 사무치는 독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외로움이 심하면 심장마비와 뇌졸중 위험을 훨씬 더 높인다는 것.《유럽심장저널(European Heart Journal)》에 발표된 미국 툴레인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6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툴레인대 공중보건·열대의학부의 루 치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1만8000여명 당뇨병 환자를 추적 연구한 결과다. 외로움을 느낀다고 보고한 사람은 더 사회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는 사람에 비해 향후 10년 동안 심장마비나 뇌졸중을 겪을 가능성이 최대 26%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고립감과 심장병을 연결시키는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외로움은 흡연, 운동 부족,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과 같은 잘 알려진 위험 요소보다 심혈관 질환과 더 강하게 연관돼 있다. 이와 관련해 2022년 미국심장협회(AHA)가 발표한 성명서의 공동 집필자인 사우스플로리다대의 테레사 베키 교수는 관련 연구의 리뷰를 통해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이 심장마비나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30% 증가시킨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는 이를 뒷받침해준다고 베키 교수는 말했다. 외로움은 흡연 및 좌식 생활 방식보다 더 큰 위협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 이번 연구는 또한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의 차이를 명확히 보여줬다. 외로움만이 심장마비와 뇌졸중 위험 증가와 관련 있었다.
연구 책임자인 치 교수는 혼자 살거나 활동적인 사회생활을 하지 않더라도 외로움을 느끼지 않을 수 있지만 반대로 사람들에 둘러싸여 살더라도 여전히 외로움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베키 교수도 이에 동의했다.
이번 연구는 당뇨병을 지닌 37세~73세 영국 성인 1만8000여 명을 대상으로 했다. 모두 심장병과 뇌졸중 병력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자신들의 생활 습관, 우울증 증상,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에 대한 설문지를 작성했다.
사회적 고립은 참가자의 가구에 있는 사람들의 수와 그들이 얼마나 자주 가족과 친구들을 보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측정됐다. 외로움은 2가지 질문으로 측정됐다. ‘당신은 종종 외로움을 느끼나요?’와 ‘당신은 얼마나 자주 당신과 가까운 사람을 신뢰할 수 있습니까?’였다.
대부분의 참가자(61%)는 외로움을 느끼는 범주에 속하지 않았다. 약 9%가 외로움의 최고점수인 2점을받았다. 30% 미만은 1점을 받았다.
다음 10년 동안 3200명이 넘는 연구 참가자가 심장병 또는 뇌졸중에 걸렸다. 위험은 사람들의 외로움과 함께 슬금슬금 다가왔다. 1점을 받은 사람들은 11% 더 높았고, 2점을 받은 사람은 26% 더 높았다.
외로움은 다른 부작용도 동반했다. 우선 우울증 증상을 더 많이 경험했다. 다만 우울증은 외로움과 심장의 연관성만큼 뚜렷해 보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베키 교수는 외로움과 우울증 사이에는 분명히 상관관계가 있다며 외로움의 감정이 다가올 우울증의 초기 징후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외로움은 사람들이 그들의 건강을 돌보려는 의지를 약화시켰다. 예를 들어 외로움은 혈관에 만성적인 염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
이번 연구는 외로움이 신체 건강에 직접적으로 해를 끼친다는 것을 입증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환자가 외로움을 느끼는지를 의료진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음을 뒷받침해 준다고 베키 교수는 밝혔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academic.oup.com/eurheartj/advance-article-abstract/doi/10.1093/eurheartj/ehad306/7190012?redirectedFrom=fulltext&login=false)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