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이 신발'은 절대 신지 마세요
인체의 하중을 지탱하는 발은 26개의 뼈와 100여개의 인대, 힘줄, 근육, 신경 등이 연관되어 있다. 발이 건강해야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인 걷기나 달리기를 통해 건강증진을 꾀할 수 있다. 규칙적인 운동은 신체 기능이 저하되기 쉬운 임신부의 근육과 관절, 인대 등을 적절히 자극해 순산을 돕는다.
요즘 임신 여성들은 출산이 임박할 때까지 직장생활이나 사회활동을 지속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임신기에 기본적으로 신발을 신고 걷거나 서있는 시간이 늘어나는 셈인다. 임신 기간의 체중 증가나 체형 변화에 맞춰 신발을 잘 골라 신는 것이 매우 중요해진다.
킬힐, 평면신발, 조리는 절대 신지 말아야
재활의학과 및 정형외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출산이 임박할수록 배가 나오고 몸무게가 늘어나 발의 체중부하 지점이 발의 중심에서 발가락 쪽으로 이동한다. 발과 발목 및 무릎에 더 많은 부담이 가해진다. 발목뿐 아니라 발의 아치를 지지하는 발바닥의 섬유 조직인 족저근막에 과부하를 유발한다. 자궁이 커지면서 골반과 다리의 혈관을 압박하게 되어 발과 발목의 부종도 심해진다.
우선 킬힐(매우 높은 하이힐)이나 민힐(평면신발, 플랫슈즈), 조리 같은 신발은 임신부들이 절대 신어서는 안된다. 굽이 매우 높은 킬힐은 발목이 꺾이거나 미끄러지거나 넘어져 다칠 우려가 크고, 민힐이나 조리는 발바닥을 통해 인체에 가해지는 충격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특히 민힐은 대개 뒷굽이 거의 없거나 1㎝ 내외에 불과하다. 체중 과부하 및 균형감각 저하 상태에서는 안정된 보행이 어려울 수 있다. 충격의 흡수도 제대로 안된다. 레인부츠도 신발 속의 면적이 발의 면적보다 상당히 넓기 때문에 정상 보행에 지장을 준다. 뒤뚱거리기 쉽고 이로 인해 무릎, 골반, 척추 전반에 이상을 초래할 수 있다.
신발 굽은 3㎝ 내외, 바깥쪽이 약간 높아야
민힐은 하이힐보다 발의 충격이 심하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한양대 의대 재활의학과의 측정 자료에 따르면 민힐은 발 뒤꿈치가 땅바닥에 닿을 때 하이힐보다 1.4배나 높은 압력이 전해진다. 또 뒤꿈치를 뗄 때 보행추진력을 높이기 위해 근섬유가 팽창하면서 받은 압력으로 인해 발바닥 근섬유가 미세한 손상을 입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임신부들은 어떤 신발을 신는 것이 좋을까. 일단 뒷굽이 2.5~3.5㎝정도가 돼야 한다. 또 평면으로 볼 때 뒷굽과 앞굽의 바깥쪽이 약간 높은(균형경사형) 신발이 바람직하다. 가톨릭대 의대 산부인과,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연세대 의대 보건학과 등이 공동으로 연구한 논문에 의하면 ‘균형경사형 신발’은 다음과 같은 기능을 갖는다.
첫째, 다리를 안쪽으로 모아주어 안정감있는 보행을 가능케한다. 또 출산으로 인한 골반의 이완을 원상태로 회복시키는데도 도움을 준다. 둘째, 족저압력이 적고 임신부의 체중을 분산시켜 발목, 무릎, 허리 등에 충격을 줄여 준다. 셋째,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고 피로를 빨리 회복시켜 혈액순환 저하로 인한 하지부종과 정맥류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시속 3㎞ 내로 하루 2시간 내 걷기가 적당
미국산부인과학회 지침에 따르면, 임신부에서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의 운동은 한 시간당 3㎞ 이내의 거리를 걷는 것이다. 하루에 2시간을 넘으면 오히려 발이나 무릎에 무리를 초래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다음은 임신 기간에 따라 걷기 등 운동에서 주의할 점이다.
◇임신 초기(0~13주)=유산하기 쉬운 시기이므로 넘어지지 않게 항상 주의해야 한다. 걷기는 산책의 느낌으로 하루 35~40분 정도로 제한한다. 가벼운 체조나 가사활동도 무리가 가지 않는 정도로 매일 일정하게 하는 것이 좋다. 격렬하게 뛰는 운동이나 높은 데서 뛰어내리는 행동 등은 삼가야 한다. 오랜 시간 서 있는 것도 좋지 않다.
◇임신 중기(14~26주)=비교적 안정된 상태에 접어들지만 무리한 운동은 피해야 한다. 걷기는 하루 1시간 이내가 적당하다. 또 수영·자전거 타기·조깅·볼링 등 평상시 해온 운동을 지나치지 않는 한도에서 일주일에 2~3번 정도 한다. 무리하게 새로운 운동을 시도하는 것은 좋지 않다.
◇임신 후기(27~39주)=가벼운 걷기나 순산 체조 등 자신에게 편한 운동을 꾸준히 꼭 실천하도록 하자. 그러나 배가 불룩해질수록 발이 안 보이고 몸의 균형을 잃어 넘어지기 쉬우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하루 중 컨디션이 가장 좋은 때를 골라 힘들지 않은 정도에서 산책하는 기분으로 가볍게 걷는 것이 가장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