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라자’ 폐암 1차 치료제 승인…유한양행이 우쭐거려도 되는 이유는?

환자 - 치료·생명연장, 의료진 - 치료 옵션 확대, 유한양행 - 매출 확대·글로벌제약 도약 발판

유한양행 본사 사옥

유한양행이 개발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1차 치료제로 승인됐다.

렉라자는 31호 국산신약으로 특정유전자(EGFR T790M)에 변이가 발생한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에 사용하도록 2021년 허가를 받았다.

렉자라는 허가후 2년 5개월만에 2차에서 1차 치료제로 변경허가에 성공하면서 적응증을 확대한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암질심)에서 급여기준 설정을 결정해야 1차 치료제로 급여를 인정받게 된다.

유한양행측은 렉라자가 1차치료제로 급여권까지 진입한다면, EGFR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환자는 물론 의료진에게도 치료 옵션을 한층 넓혀줘 폐암 환자들의 치료 및 생명 연장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 유한양행의 설명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인에서 비소세포폐암의 약 40%는 EGFR 돌연변이를 원인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환자들의 접근성을 크게 높여 준다는 것이다.

렉라자의 단독임상 3상 연구를 주도한 세브란스병원 조병철 교수는 “국가 임상 3상을 통해 레이저티닙이 1차 치료제로서 평가목적을 달성하게 됐다”며 “레이저티닙은 전세계 EGFR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1차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현재 EGFR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를 위한 표적항암제로 건강보험 급여가 가능한 1차 치료제로는 1-2세대 표적항암제인 이레사(게피티닙), 타세바(엘로티닙), 지오트립(아파티닙), 비짐프로(코미티닙)이 있다. 타그리소(오시머티닙)는 1차 치료제로 처방은 가능하나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고 있다.

렉라자의 경쟁 상대로 평가받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는 지난 2016년 국내 출시 이후 1년만에 ‘이전에 EGFR-TKI로 치료받은 적이 있는 EGFR T790M 변이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치료’로 급여등재됐다.

이후 2018년 EGFR 엑손19 결손 또는 엑손21(L858R) 치환 변이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로 적응증을 확대했고 급여기준 설정에 도전했지만 4번은 보류되고 올해 3월 암질심에서 급여 기준이 설정됐다.

급여기준이 설정된 타그리소가 1차 치료제로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급여적정성 심의, 건강보험공단과의 협상,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의결 및 고시 등의 절차가 남아 있다.

유한양행의 ‘렉라자’도 암질심의 문턱을 넘어야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급여를 인정받을 수 있다.

타그리소가 암질심의 문턱을 쉽사리 넘지 못했던 이유는 ‘아시아인에서 효과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아시아와 유럽에서 타그리소 1차 효과에 대한 대규모 리얼월드 데이터가 나오면서 급여기준 설정에 성공했다.

반면 렉라자는 임상을 통해 아시아인에 대한 효능·효과를 입증한 만큼 타그리소와는 달리 암질심 문턱을 별 장애물없이 통과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유한양행은 “렉라자 1차 치료제로 급여 기준 확대 신청을 준비하고 있으며, 건강보험 급여 처방 가능 시점까지 환자들에게 무상으로 약제를 제공하는 인도적 차원의 프로그램(Early Access Program, EAP)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한양행은 렉라자가 1차 치료제로 적응증이 확대됨에 따라 연매출 1천억대의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제약사들이 개발한 항암 신약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상업적 성공을 거둔 의약품은 사실상 전무하다. 신약으로 허가받은 일부 항암제의 경우 시장에서 처방이 안돼 개발 회사에서 품목을 자진취하한 경우도 있다.

기존 1/2세대 표적항암제 등 1차 치료 이후 사용할 수 있는 2차 치료제로 허가받은 렉라자는 지난해 3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와 의료계 등에서 1차 치료제 시장은 3~6천억 규모로 추정하는 만큼 렉라자가 1차 치료제로 허가 확대에 따라 국내에서 연 매출 1천억원 이상의 초대형 약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유한양행은 렉라자에 대한 임상3상이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13개국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이번 1차 치료제 인정으로 해외시장 진출에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한양행 조욱제 사장은 “레이저티닙을 글로벌 혁신 신약으로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다. 레이저티닙 기술을 도입한 얀센은 레이저티닙-아미반타맙 병용 치료제가 상용화되는 2025년 약 50억 달러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얀센은 2022년 독일에서 열린 존슨앤드존슨 전략 결정 컨퍼런스 콜에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아미반타맙(성분명 리브레반트)과 렉라자(레이저티닙) 병용요법을 향후 2025년 이내 연간 매출 50억달러(한화 약 7조원, 달러 환율 1400원 기준) 이상을 달성할 5대 파이프라인 중 하나로 선정한 바 있다.

환자에게서는 치료 및 생명 연장, 의료진에는 치료 옵션 확대, 회사측에게는 매출 향상 및 글로벌 제약사로서의 도약 구축 등의 효과를 가져다 주며 렉라자는 국산 신약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김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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