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식이 지구력 높여? "놀라운 의외의 결과"(연구)
쥐 대상 연구, 제한된 시간에만 음식 섭취
야식은 몸에 나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쥐를 대상으로 이뤄진 연구에서 전혀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하루 중 주 활동 시간이 아닌 아닌 휴식 시간(야행성 동물인 쥐에게는 낮) 음식 섭취가 운동 능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메디컬뉴스투데이(MNT)는 "식사 시간과 운동 능력의 상관 관계는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번 연구에 따르면 먹는 시간은 운동 능력에 확실히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중국 육군의학대의 내과 및 세포 생물학 교수인 리민디안(李旻典) 박사가 이끈 연구팀은 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특정 시간대(낮)에만 음식을 섭취하도록 제한할 경우 체력과 지구력이 향상된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달 말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타볼리즘’에 실렸다.
MNT "쥐는 야행성 동물이기 때문에 낮에만 음식을 섭취하게 하는 것은 인간으로 치면 야식만 먹게 하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에 따르면 낮에만 음식을 먹었던 쥐들은 다른 쥐들, 즉 아무 때나 음식을 먹거나, 야간에만 음식을 먹었던 쥐들에 비해 달리는 시간과 거리가 거의 2배 정도 길었다. 성별 간 차이는 없었다.
연구팀을 이끈 리 박사는 이번 결과에 대해 "엄청나게 놀랍다"고 소감을 밝혔다. 연구팀은 연구 시작전 보통 낮(휴식시간)에만 음식을 먹게 하는 쥐의 메타볼리즘이 상당히 나쁘고 다른 쥐들에 비해 운동능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가정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생리학 교수 줄린 R. 지에라스 박사는 "놀랍고 다소 역설적인 결과"라는 의견을 밝혔다. 대부분의 연구에서 활동적이지 않은 시간에 음식물을 섭취하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을 시사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운동 능력이 향상된 탓이다.
야식이 지구력을 높이는 이유는?
연구진은 이같은 의외의 결과의 원인으로 다리 종아리의 주요 근육인 비복근의 변화를 지목했다. 쥐에게는 밤에 해당하는 낮 시간 동안에만 음식을 섭취하게 만들자 지구력을 높이는 2A형 근육 섬유의 비율이 높아졌다.
흥미로운 점은 이같은 현상은 유전자와도 관련이 있다는 점이다. 연구진이 생쥐의 근육에서 생체시계 조절하는 데 관여하는 유전자(Bmal1)를 삭제하자 낮 시간 한정 음식 섭취로 인해 높아졌던 운동 능력이 사라졌다. 리 박사와 동료들은 낮에만 음식을 먹게 할 경우 Bmal1이 운동 능력을 저해하는 물질 생성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주간에만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근육과 지방을 좀더 효율적인 에너지로 쓰게 하는 아실카르니틴의 혈중 농도를 높이는 것을 발견했다.
물론 이번 연구는 쥐를 대상으로 행해졌기 때문에 비슷한 규모의 인간 연구도 필요하다고 지에라스 박사는 설명했다. 그는 "지구력 향상에는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운동선수에게는 야식이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앉아서 생활하는 보통 사람에게는 적용되지 않을 수 있으며, 오히려 대사 기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에라스 박사는 또한 이 연구에서 쥐가 잠든 2시간 후에 운동 수행 능력 테스트를 수행했다면서 "대부분의 사람은 잠든 후 2시간이 지나면 고강도 운동을 하지 않는다"면서 "추가 연구에서는 보다 의미 있는 시간에 운동 능력을 평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