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암에 걸릴 가능성은?..아스파탐 발암 논란

[김용의 헬스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14일(한국시각)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의 발암 가능성 여부를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이에 앞서 아스파탐이 발암 가능 물질 2B 군으로 지정될 것이라고 보도돼 파장이 일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오는 14일(한국 시각) 인공 감미료 ‘아스파탐’의 발암 가능성 여부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세계 각국의 연구 결과들을 분석해 아스파탐의 위해성 여부를 최종 판단한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일부 언론이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 2B 군으로 지정할 것이라고 보도해 전 세계적으로 파문이 일고 있다.

◆ 발암 가능 물질 분류… 1군(group 1)부터 3군까지, 아스파탐은?

국제암연구소(IARC)는 사람에게 암을 일으킬 수 있는 발암 물질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1군(group 1)부터 3군(group 3)까지 분류하고 있다. 발암성 근거가 충분할수록 1군, 근거가 불충분할수록 3군으로 내려간다. 1군은 인체에 암을 유발한다는 과학적 증거가 ‘충분한’ 경우로 흡연, 간접흡연, 술, 가공육(햄-소시지-베이컨), 석면, 미세먼지-대기오염 등 126개다.

2군은 두 가지로 구분한다. 2A는 ‘발암 추정’(probable) 물질로 고온 조리 시 생기는 연기, 65도 이상 뜨거운 음료, 붉은 고기, 야간 근무 등 94개다. 1군 정도는 아니지만 발암성에 대한 일부 제한적인 근거가 반드시 있고 동물 실험, 강력한 발암 요인 등 2개 중 하나가 충족돼 발암성이 있다고 추정하는 물질이다.

IARC가 아스파탐에게 적용할 것으로 알려진 2B는 ‘발암 가능’(possible) 물질은 소금 등으로 절인 채소, 휴대용 전자기기에서 나오는 전자파 등 322개다. 2A 정도는 아니지만 발암성에 대한 일부 제한적인 근거, 동물실험, 강력한 발암 요인 등 3가지 중 하나가 충족돼 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분류한 물질이다. 3군은 인체에 암을 유발한다는 과학적 증거가 불충분해서 아예 분류하지 않은 물질들이다.

◆ 아스파탐 논란, 이미 국내 식음료 업계에 큰 파장

아스파탐은 설탕보다 단맛을 더 내는 인공 감미료지만 열량(칼로리)이 거의 없어 ‘무설탕 제로’를 표방하는 음료 등 가공식품에 널리 쓰이고 있다. 아스파탐은 몸속 대사 과정에서 분해되면서 간에서 포름알데하이드 같은 1군 발암물질로 변하기 때문에 잠재적 위해성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는 일부 전문가들이 있다.

WHO 산하 IARC의 발표를 앞두고 2015년 햄-소시지-베이컨 등 가공육을 발암물질 1군으로 발표했던 사례를 떠올리는 사람이 있다. 당시 언론들이 대대적으로 보도했지만 가공육은 시장에서 퇴출되지 않고 있고 지금도 찾는 사람이 적지 않다. 가공육은 여전히 암을 유발하는 과학적 증거가 ‘충분한’ 1군 발암물질이다. 우리나라 국가암정보센터는 “소시지나 햄, 베이컨 따위 가공육을 즐기면 대장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이 확인되었다”고 게시하고 있다.

IARC가 14일 발표할 아스파탐의 발암 가능 물질(2B) 지정 여부와 함께 하루 섭취 허용량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하루 허용 기준(40mg/kg)에서 대폭 낮춘다면 국내 식품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날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보건기구 합동 식품첨가물 전문가위원회(JECFA)도 독립적으로 연구한 아스파탐 평가 결과를 발표한다. JECFA는 아스파탐의 하루 섭취 허용량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결과를 공개한다.

이번 아스파탐 논란은 이미 국내 식음료 업계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음료 비타500을 생산하는 광동제약은 “비타500 및 비타500 제로는 인공감미료 아스파탐과 무관하다. 해당 제품뿐만 아니라 당사의 다른 음료 제품에도 아스파탐은 일절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스파탐을 사용하는 일부 업체는 대응책 마련을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암 발생에 관한 한 ‘하루 한 잔의 술’도… 아스파탐은?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JECFA와 IARC의 아스파탐 유해성 평가 결과가 나오면 이를 분석-평가해서 공식 입장을 내놓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기관의 판단 근거가 과학적인지도 살펴본다는 것이다. JECFA와 IARC의 아스파탐 허용 기준이 대폭 강화되면 국내의 아스파탐 사용 제품들에 대한 손질도 뒤따를 전망이다.

아스파탐 제품을 얼마만큼 자주 먹어야 안전한 지가 가장 중요하다. 일생 동안 매일 섭취해도 안전한 수준의 양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위암, 대장암 등 암은 10년 이상 지속적으로 몸속에 쌓인 발암 물질로 인해 생긴다. 50세 이상 나이에 암이 많이 생기는 것은 20대부터 먹어온 탄 음식-짠 음식-고열량 음식 등에 포함된 발암 물질이 계속 축적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보건 당국은 암 예방 수칙에 “암 예방을 위하여 하루 한 두 잔의 소량 음주도 피하기”를 포함하고 있다. 암 발생에 관한 한 ‘하루 한 잔의 술’도 허용하지 않는다는 선언이다. 국민 건강을 위해서는 아무리 위험성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이번 아스파탐 논란도 마찬가지다. 아스파탐 섭취 허용량을 10년, 20년 지속적으로 먹어도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지 검증하는 것도 중요하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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