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잦은 물놀이, 귀 청소에는 면봉보단 식초?
외이도염 위험 커져... 자연적으로 건조해야
무더운 여름철 물놀이나 수영장에 다녀온 뒤 귀에 물이 찬 듯 답답한 느낌이 들거나 귓구멍이 가려울 때가 있다. 이 때는 염증이 생겼는지 의심해봐야 한다. 참기 힘든 가려움이 나타날 경우에는 외이도염이 생겼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귓바퀴에서 고막에 이르는 통로를 외이도라고 하는데, 이곳이 세균이나 진균에 감염되면 염증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수영 후 생기는 사례가 많아 외이도염을 ‘수영인의 귀(Swimmer’s ear)‘라고 부르기도 한다. 외이도염은 귀의 통증과 가려움증을 동반하며, 심해지면 고름이 나오거나 청력이 감소할 수도 있어 유의해야 한다.
이비인후과 진료 결과 염증이 확인되면 귀 안에 항생제가 함유된 물약이나 스테로이드가 섞인 용액을 사용해 염증을 진정시킨다. 이후 분비물과 피부 괴사물을 제거하고 산성 용액으로 세척한다. 정상적인 외이도는 pH 6.0 정도의 산성 보호막이 균 증식을 억제하며, 피부가 자연적으로 벗겨지거나 귀지가 움직이면서 깨끗하게 유지된다. 수영장 물이 들어가거나 면봉을 과하게 사용하면 외이도의 산성도가 떨어지며 면역이 떨어지기 때문에, 귀 안의 산성도를 회복시키는 단계가 필요한 것이다.
외이도염을 예방하려면 평소에 면봉을 과하게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귀에 물이 들어가거나 귀가 가려울 때 면봉으로 귀 안을 후비면 외이도 피부가 약해져 염증이 생기기 쉽다. 소량의 물기는 자연적으로 증발하도록 놔두는 것이 귀 건강에 가장 좋다.
수영장을 이용한 뒤 귓속으로 물이 많이 들어가 답답하다면, 물이 들어간 쪽의 귀를 바닥 방향으로 젖히고 털어주거나 뜨겁지 않고 세기가 약한 드라이기, 선풍기 등으로 귓속을 말리는 것이 안전하다.
노원을지대병원 이비인후과 안용휘 교수는 “가벼운 가려움으로 시작했다가 염증이나 피부 손상이 더 심해지면 진물이 생기고, 이것이 다시 가벼움을 유발하며 만성 외이도염으로 진행되기도 한다”며 “귀가 가려워도 귀 안을 절대 건드리지 말고 초기에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귀의 산성화에 도움이 되는 방법으로 식초-물 요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식초-물 요법은 식초와 생리식염수를 1:2의 비율로 섞어 한 번에 3~4방울씩 귓구멍에 넣고 5~10분 후 닦아주는 것으로, 하루에 2~3차례 반복하면 귓구멍의 염증 예방에 효과적이다.
안 교수는 “증상만으로는 단순 외이도염과 중이염을 동반한 외이도염을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방문해 정확하게 진단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