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글라스 안 쓰고 운전하거나 외출하면...
[이성주의 건강편지]
숨이 막힙니다. 뜨거운 6월을 지나, 불타는 7월이랄까요? 1976년 오늘(7월 3일)은 서울 최저 12.9도, 최고 15.4도로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했지만, 오늘 서울 낮 최고 35도까지 오른다고 예보됐습니다. 그야말로 불더위, 불볕더위, 가마솥더위입니다.
요즘 같은 때에는 온몸을 달구는 열뿐 아니라, 눈에 안 보이는 빛도 조심해야 합니다. 요즘 전국 자외선 지수가 ‘매우 나쁨’과 ‘위험’을 오르내리는데, 많은 사람이 자외선의 위험을 간과합니다.
자외선(紫外線)은 문자 그대로, 사람이 볼 수 있는 빛 가운데 파장이 가장 짧은 보라색(紫色) 의 바깥 부분을 뜻하지요. 독일의 의사이자 화학자인 요한 빌헬름 리터가 천문학자 윌리엄 허셜의 적외선(赤外線) 발견 소식을 듣고, 반대쪽인 보라색 너머에도 뭔가 있지 않을까 찾다가 발견했습니다.
보통사람은 자외선을 볼 수가 없지만 많은 곤충이나 새는 자외선을 볼 수 있습니다. 사람 가운데에서도 각막이 벗겨지거나 수정체가 제거된 사람은 자외선을 볼 수가 있다고 합니다.
자외선은 건강에 ‘양날의 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뼈 건강뿐 아니라 온몸을 지키는데 큰 역할을 하는 비타민D의 합성에 필수적이지만, 피부와 눈에는 독입니다.
2012년 4월 의학 전문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매디신(NEJM)》에 발표된 논문의 사진은 자외선이 피부를 어떻게 해치는지 극명히 보여줍니다. 아래 사진은 25년 동안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고 운전한 69세 트럭 운전사입니다. 선탠을 하지 않은 왼쪽 창을 통해 자외선의 집중 공격을 받은 왼쪽 피부가 오른쪽에 비해 극단적으로 노화됐지요?
자외선은 시력을 앗아갈 수도 있습니다. 자외선은 백내장, 황반변성, 군날개(익상편)의 주범입니다. 대학병원 안과에는 이들 눈병 때문에 수술을 받거나 눈알에 주사를 맞는 환자들이 바글바글한데, 수많은 이들이 평소 눈부신 날에 선글라스 쓰지 않은 것을 후회합니다.
자외선은 다행히도 건강기능식품으로 모자란 양을 보충할 수 있으므로, 오늘 같이 자외선지수가 높은 날에는 피해를 예방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①외출하기 전에 자외선차단제를 바른다. 외출 직전에 바르는 사람이 대부분인데, 외출하기 20분 전에 발라야 제대로 효과를 본다.
②자외선차단제는 좀 두꺼운 느낌이 날 정도의 두께로 피부에 골고루 발라야 한다. 눈가나 귀 뒤, 목과 손팔의 노출 부위에도 발라야 한다.
③자외선 지수가 높은 날에는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지만, 피치 못해 오래 외출해야 한다면 2~3시간에 한 번씩 자외선차단제를 덧발라야 한다.
④운전할 때나 야외에선 반드시 선글라스를 쓴다. 길거리 다닐 때 선글라스를 쓰지 않는 사람이 많은데 눈을 혹사시키고 있다는 것을 자각해야 한다.
⑤양산을 쓰거나 챙이 넓은 모자를 써서 선글라스로 막을 수 없는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고 얼굴도 지키면 더욱 좋다.
⑥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울감이 있는 사람이나 뼈가 약한 사람은 집에 있기 보다는 나서는 것이 좋다. 산책이나 야외운동을 할 때엔 자외선이 강한 오전 10시~오후 4시는 피하도록 한다. 아침이나 오후에도 자외선이 ‘보통’ 이상이라면 차단제와 선글라스, 고글 사용을 잊지 않아야 한다.
1971년 오늘은 미국의 사이키델릭 록 그룹 ‘도어스’의 리더보컬 짐 모리슨이 숨진 날입니다. 27세여서 지미 헨드릭스, 재니스 조플린 등과 ‘27 클럽’에 속했습니다. 도어스의 대표곡 ‘Light My Fire’ 준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