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정·군대 폭력으로 머리 맞으면 ‘이 병’ 생긴다?

특히 반복 강타당하는 격투기·권투·무술 등 선수, 만성 외상성뇌병증 증후군 위험

권투, 종합격투기 선수 등 머리 부위를 반복적으로 얻어맞을 수 있는 사람은 퇴행성 퇴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머리를 반복적으로 세게 얻어맞을 수 있는 종합격투기·권투·무술 등 분야의 현역 및 은퇴 선수 가운데 약 40%가 퇴행성 뇌질환인 ‘만성외상성뇌병증(CTE) 증후군’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증상은 머리 손상 위험이 큰 운동선수 외에 가정·학교·군대 등에서 무차별 폭력에 노출되는 사람에게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고 미국 건강매체 ‘헬스데이’가 보도했다.

미국 네바다대 보건대학원 연구팀이 종합격투기·권투·무술 등 분야의 현역 및 은퇴 선수 130명을 조사한 결과 52명(40%)이 만성 외상성뇌병증 증후군으로 진단받았다. 참가자는 클리블랜드 클리닉이 운영하는 뇌 건강 연구에 참가했고 CTE 진단을 52명 중 약 80%가 복싱만 했다고 답변했다. 참가자는 연구 시작 시점과 연구 기간 6년 동안 매년 뇌 스캔과 인지테스트를 받았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또한 외상성뇌병증을 보이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기억력 관련 뇌 용적(부피)이 평균 385입방밀리미터(㎣) 더 적었다. 특히 뇌 용적이 매년 평균 41입방밀리미터(㎣)씩이나 줄어드는 걸로 나타났다. 이들은 반응시간이 상대적으로 더 느렸고 인지 테스트에서도 훨씬 더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연구의 한계는 참가자가 자신의 정보를 직접 보고했다는 점이다.

이 연구 결과(Longitudinal Changes in Regional Brain Volumes and Cognition of Professional Fighters With Traumatic Encephalopathy Syndrome)는 ≪신경학(Neurology)≫ 저널에 실렸고 미국 건강매체 ‘헬스데이’가 보도했다.

하버드대 의대 “외상성뇌병증, 뇌진탕이 아니라 반복적인 뇌 충격 때문에 발생”

한편 미국 하버드대 의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외상성뇌병증 증후군은 뇌진탕이 아니라 머리에 반복적으로 충격을 받을 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한 축구 선수 631명을 대상으로 한 이 연구에서다. 또 외상성뇌병증 증후군은 머리 충격의 횟수와 강도에 큰 영향을 받는 걸로 드러났다. 연구의 수석 저자인 제시 메즈 박사는 “외상성뇌병증은 축구 선수뿐 아니라 다른 다양한 접촉 스포츠와 군대·가정 등에서 폭력에 노출되는 경우에도 해당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Leveraging football accelerometer data to quantify associations between repetitive head impacts and chronic traumatic encephalopathy in males)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실렸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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