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대체요법, 여성 치매 위험 높인다”
50~60대 덴마크 여성에 대한 대규모 조사결과에 대해 학계 논란
호르몬 대체요법(HRT)를 받은 50~60대 여성은 HRT를 받은 적이 없는 여성보다 치매에 걸릴 확률이 24%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치료기간이 오래될수록 그 위험은 더욱 증가해 12년 이상 복용한 여성의 경우 치매에 걸릴 확률이 74%에 이르렀다. 《영국의학저널(BMJ)》에 발표된 덴마크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포털 웹엠디(WebMD)가 29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에스트로겐이나 프로게스테론 보충제를 복용하는 HRT는 주로 안면 홍조와 같은 폐경 증상을 치료하는 데 사용된다. 종전 연구는 이 약이 보호 효과가 있는지 해로운지에 대한 상반된 결과를 보였기에 치료를 시작할 때 나이와 복용 기간에 따른 영향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돼 인과성 입증을 위한 추가연구가 불가피해 보인다.
연구진은 2000년 덴마크 국민건강 데이터에 등록된 50세~60세 사이 여성에 대한 의료기록을 토대로 2018년까지 새로 치매에 걸린 여성 5589명과 그렇지 않은 여성 5만589명을 비교했다. 그 결과 55세 이하의 나이에 HRT를 받은 여성이 치매의 더 높은 위험과 관련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호르몬 치료를 더 오랜 기간 동안 계속할수록 위험이 증가했다. 1년 이하 치료를 받은 여성은 치매 위험이 21%, 8~12년을 복용한 여성은 39%, 12년 이상 사용한 여성은 74%가 증가했다.
논문과 함께 발표된 비판적 사설은 이 연구의 설계에 답하고자 하는 질문에 대한 약점이 너무 많아서 HRT 복용이 치매를 유발한다는 것을 입증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미국 메이요 클리닉의 케잘 칸타르치 교수(영상의학)와 하버드대 의대 조앤 엘리자베스 맨슨 교수(역학 및 여성의학)가 공동 집필한 사설은 향후 HRT 연구는 추적 관찰 기간을 늘리고, 여성의 HRT 투여 여부를 무작위 배정하고, 뇌 영상 촬영을 병행해 치매 유발 인과성을 명확하게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논문의 제1저자인 코펜하겐대학병원의 넬산 푸르하디 박사는 연구의 한계는 있지만 이번 논문의 강점은 HRT가 치매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시사하는데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관찰된 연관성이 인과 관계에 의해 설명되는지 여부를 조사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불확실하지만 인과성이 없는 것으로 나올 가능성은 적다”라고 밝혔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bmj.com/content/381/bmj-2022-072770)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