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마신 ‘이것’, 탈모 부를 수도 있다고?
中 연구진 연관성 발견... “인과관계는 없어” 반론도
아직 인간이 정복하지 못한 많은 질병 중 가장 '짜증 나는' 병은 탈모일 것이다. 머리카락은 단순히 피부나 두개골을 보호하는 것 외에도 미용적 역할이 크기 때문이다. 탈모가 생기면 신체는 물론 정신적으로도 큰 스트레스를 겪게 되지만, 전문가들은 탈모 치료의 의학적인 근거를 찾아내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칭화대 연구팀은 ‘음료수 섭취’가 남성 탈모와 연관이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요소를 찾기 위해 1000여명의 중국인 남성을 조사해 얻은 결과다.
연구팀은 가당 음료의 소비와 남성 탈모 간의 연관성을 조사하기 위해 평균 연령 27.8세의 젊은 남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두피 건강이나 모발 상태와 함께 가당 음료 섭취량에 대해 응답했다. 가당 음료란 설탕이나 감미료가 들어간 음료를 말하며 이번 연구에서는 △주스 △청량음료 △에너지드링크 △이온음료 △설탕을 넣은 차, 커피 또는 우유 등이 포함됐다.
조사 결과 설문 응답자의 57.6%에게 탈모가 확인됐으며, 다음의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
Δ흡연자이거나 과거 흡연 이력이 있음 Δ신체 활동을 적게 함 Δ수면 시간이 짧음 Δ심한 불안이나 PTSD를 경험한 적 있음 Δ가족력이 있음 Δ염색, 파마, 탈색을 경험.
이러한 특성은 이미 여러 차례 관련 연구를 통해 검증된 바 있으며, 일반인에게도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점은 탈모가 있는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가당 음료 섭취량이 유의미하게 높았다는 것이다. 탈모가 있는 사람들은 주당 평균 4.3리터의 음료를 마셨다. 탈모가 없는 집단의 평균은 2.5리터였다.
연구팀은 “사회인구학적 요인, 식습관, 심리적 상태 등의 조건을 보정해서 적용했을 때도 가당 음료 섭취와 탈모 간의 연관성이 그대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혈당 농도가 높아지면 포도당이 다른 형태의 당으로 전환되는 ‘폴리올 대사경로’가 활성화된다”며 “이 과정에서 모낭의 외부에 있는 포도당의 양도 줄어들어 탈모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 연구를 근거로 가당 음료의 섭취가 탈모를 유발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는 전문가들도 있다. 펜실베이니아대 피부과 조지 코트살레리스 교수는 “이번 연구의 참여자 1000명은 많은 숫자가 아니기 때문에 실제로 연관성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균형 잡힌 식사가 탈모를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번 연구 결과도 그러한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구팀 역시 이런 지적에 일부 동의하며 “연구 결과는 연관성은 밝혔지만, 인과관계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설문 조사가 아닌 실제 임상 진단을 통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칭화대의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영양소(Nutrients)》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