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한 여성이 술 더 잘 먹는다? (연구)
건강한 체중의 여성보다 비만인 여성이 혈류에서 알코올을 더 빨리 제거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르게 말하면 뚱뚱한 여성일수록 알코올 분해 능력이 좋다는 것이다.
미국 일리노이대 어바나 섐페인 식품과학 및 영양학 야니나 페피노 교수팀은 체내에서 알코올이 분해되는 속도를 추정한 두 개의 연구 데이터에 대해 이차분석을 실시해, 체성분과 알코올 제거 속도 사이의 연관성을 알아보는 연구를 진행했다.
알코올을 얼마나 빨리 분해하느냐는 몇 가지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지만, 지방제외체중(lean body mass)에 의해 상당부분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비만인 여성들은 건강한 체중의 여성 그룹보다 알코올을 52% 더 빨리 제거했다. 지방제외체중은 체중에서 지방 무게를 뺀 체성분 무게를 말한다.
분석의 대상이 된 표본에는 건강한 체중에서 심각한 비만까지 광범위한 체질량지수를 대표하는 21세에서 64세 여성 143명이 포함됐다. 이 중에는 다양한 유형의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사람이 19명 있었다.
연구진은 이 중 102명의 부표본을 가지고 제지방조직(lean tissue)과 지방조직의 비율을 측정하고 체질량지수를 계산했다. 그리고 체질량지수에 따라 그 범위가 18.5~24.9인 정상체중 그룹, 25~29.9에 해당하는 과체중 그룹, 30 이상인 비만 그룹으로 나누었다.
예상대로, 체질량지수가 높은 그룹은 건강한 체중의 그룹보다 지방량(fat mass)이 더 많았고, 지방을 제외한 체성분(lean mass) 또한 더 많았다. 평균적으로 비만인 그룹의 경우 제지방 체성분은 52.3kg, 정상 체중 그룹은 47.5kg이었다.
두 연구에 사용된 방법은 알코올 클램프 기술이었다. 알코올을 정맥에 주사해 컴퓨터 지원 시스템으로 속도를 제한하는 방식이다. 해당 시스템은 각 참가자의 나이, 키, 체중, 성별을 기반으로 개인에 맞춘 알코올 주입 속도를 계산해 15분 내에 목표 혈중알코올농도 0.06%에 도달하도록 하고 그 수준을 약 두 시간 동안 유지하도록 프로그래밍 됐다.
연구진은 음주측정기를 사용해 실험 내내 일정한 간격으로 호흡 샘플을 수집해 참가자들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하고 시스템에 피드백을 주었다.
결과적으로 지방제외체중이 높을수록 알코올 제거 속도가 빨랐다. 이런 현상은 특히 나이가 가장 많은 하위그룹에서 나타났다. 평균 알코올 제거 속도는 건강한 체중 그룹에서 시간 당 6g, 과체중 그룹에서 7g, 비만 그룹에서 9g이었다.
또한 체중감량 수술을 받은 여성의 알코올 대사와 체성분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었다. 일부 선행 연구에 의하면, 체중감량수술을 받은 이후에는 알코올을 대사하는 속도가 더 느려지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번 연구 결과는 그 이유가 수술로 인한 지방제외체중 감소에 의해 설명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진에 따르면, 체중감량 수술 자체는 알코올 제거 속도에 독립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페피노 교수는 “지방제외체중과 알코올 제거 속도 사이의 강력한 연관성은 지방제외체중과 알코올 대사를 담당하는 제지방 간조직(lean liver tissue)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알코올중독 및 알코올 관련 장애에 관한 연구를 다루는 저널 ‘알코올: 임상 및 실험 연구(Alcohol: Clinical and Experimental Research)’에 ‘Fat‐free mass accounts for most of the variance in alcohol elimination rate in women’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