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힘든 어깨통증, 판도 뒤바꿀 세포치료 온다

[APOA 수부상지학회 스토리 #10]

[사진=게티이미지뱅크]
54세의 평범한 주부인 ‘왕아파’씨. 몇 년전부터 가끔씩 오른쪽 어깨가 아팠지만, 그때 그때 동네 병원에서 물리치료와 주사를 맞으면서 지내오곤 했습니다. 치료를 하면 잠깐 좋아지기는 했지만, 곧 다시 악화되기를 반복. 아이들 챙기랴, 남편 뒷바라지 하랴 제대로 검사나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이 벌써 시간은 훌쩍 지나버렸습니다. 이제 50대 중반을 바라보면서 체중도 불고, 몸이 예전 같지 않음을 느낀 왕아파씨는 남편의 협박과 딸들의 회유에 못 이겨, 두 달 전부터 동네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운동을 시작한지 얼마 후부터 오른쪽 어깨가 점점 더 아파오더니, 1주일 전 2L짜리 생수병을 들어올리다가 삐끗한 뒤로는 아예 팔을 올릴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해졌습니다. ‘이번에도 주사 맞으면 괜찮아지겠지’라고 생각하고, 동네 병원을 간 ‘왕아파’씨. 평소 주사만 권했던 의사 선생님이 회전근개 파열이 의심되니 큰 병원에서 정밀 진단을 받아볼 것을 권했습니다.

다음날 바로 유명하다는 ‘서울큰학교파란매병원 정형외과’를 찾아 진찰을 받고, MRI를 찍은 검사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의사선생님의 진단은 ‘회전근개파열’이었는데,  ‘회전근개’라는 어깨의 힘줄이 퇴행성 변화로 닳고 구멍이 나서, 수술을 해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특별히 어깨를 많이 쓴 일도, 크게 다친 일도 없는 왕아파씨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왕아파씨의 충격은 그것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파열이 너무 커서 수술을 하더라도 다 꿰매지는 못할 수도 있다는 것. 게다가, 수술을 해도 회전근개파열의 근본 문제인 '힘줄의 퇴행성 변화는 고칠 수가 없다’는 의사 선생님의 경고였습니다. 결국 퇴행성 변화 때문에 힘줄이 끊어졌는데, 현재의 의료 기술로는 끊어진 힘줄을 꿰매는 것이 최선이라 언제든지 ’재파열‘도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에 왕아파씨는 더욱 좌절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왕아파씨는 2023년에 암 이외에 고칠 수 없는 병이 또 있다는 것에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으나, 어쩔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다만,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정형외과의 ‘조줄기’ 교수가 이러한 문제를 잘 알고, ‘힘줄의 퇴행성 변화’를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고, 파괴된 힘줄 조직을 재생시킬 수 있는 ‘세포치료제’ 연구를 열심히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일단은 수술을 잘 받고, 열심히 회복운동을 하면서 그 연구가 성공하여 자신과 같은 많은 사람들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길 기도하기로 했습니다.

여러분의 어깨는 건강하신가요?

혹은 이제 이따금씩 아프기 시작하신가요? 오십견이라는 말이 있듯이, 어깨 통증은 40~50대에서는 무릎이나 허리 통증보다 더 흔한 통증입니다. 어깨 통증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가장 흔한 원인 중의 하나가 회전근개 질환과 파열입니다. 왕아파씨의 이야기에서 보듯, 현재 회전근개 질환 치료의 가장 큰 문제점은 당뇨, 고혈압, 치매 등 대부분의 만성 질환과 마찬가지로 근본적인 치료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다만, 회전근개 질환은 여기에 더하여 수술이라는 규모가 큰 치료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환자 입장에서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사실은 만성 질환에서는 ‘수술’이 필요없다가 아니라, ‘할 수 없다’가 더 정확한 표현인데도 말입니다.).

하지만, 곧 다가올 세포치료제가 여는 세상은 이런 답답한 상황을 어쩌면 단 번에 바꿀 수 있는 큰 변화가 될 수 있을 있습니다. 마치 스마트폰처럼, 아니 어쩌면 그 이상으로도 말입니다. 세포치료제는 기존의 약물치료나 수술적 치료로는 불가능하였던, 파괴된 힘줄을 재생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더불어 힘줄 파괴의 근본적 원인인 힘줄의 퇴행성 변화를 초래하는 다양한 만성 염증성 신호 경로를 차단하는 항염 및 면역조절효과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회전근개 질환에 대한 세포치료제에 대한 기술과 연구는 그 동안 많이 축적되어, 국내외적으로 이제 임상 적용을 눈 앞에 두고 있습니다. 더욱이 국내에서는 2020년 첨단재생바이오법이 시행되어 오랜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약물’로서의 세포치료제가 허가가 되지 않더라도, 세포치료제를 ‘의료기술’로서 의료기관에서 치료받을 수 있는 길도 열렸습니다. 이제 환자와 질환에 따라 회전근개 파열에서는 수술과 함께 세포치료제를 이용한 보강술을 시행하고, 작은 부분파열이나 파열 전 충돌증후군에서는 주사치료을 통하여 회전근개를 재생시킬 수 있는 날도 곧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세포치료제가 여는 세상에서는 최소 침습 수술인 관절경 수술의 적용 범위가 더욱 확장될 되어 보다 작은 절개를 통한 더 빠른 회복이 가능해 질 것입니다. 또, 정밀 초음파와 자기공명영상 검사로 세밀한 개인화된 진단 및 치료도 가능합니다. 최근의 디지털 헬스 기술을 활용하면, 개인화 치료 후 관리와 재활 프로그램을 치료의 효과도 최적화 시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과 제도의 정비는 회전근개 질환 결과의 향상, 회복 시간의 단축을 통하여 전체적인 환자의 삶의 질 향상으로도 이어질 것입니다.

회전근개 질환이 발생하면, 당장 아픈 것은 잠시 치료할 수 있지만 병의 진행은 막을 수 없어 결국 파열이 생기게 되고, 파열이 확인되면 수술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세포치료제가 치료의 중심이 되면 질환 발생이 확인되면, 즉시 주사로 질환의 진행을 막고, 파괴된 조직을 재생시키는 재생의학적 접근으로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는 세상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너무 놀라지는 마세요. 스마트폰이 만든 변화도 이젠 너무 당연하게 느끼게 된 것처럼, 세포치료제가 여는 새로운 세상도 곧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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