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차 음료수 찔끔찔끔 마시면 치아 망친다?

침이 ‘산성’ 식음료를 치아에 좋은 ‘중성’으로 바꾸는 데는 60분이나 걸려

커치, 차, 음료수 잔을 들고 찔끔찔끔 마시면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이런 습관은 치아 건강에는 좋지 않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음료수나 커피, 차를 조금씩 찔끔찔끔 마시는 것보다는 단숨에 마시거나 한꺼번에 비교적 많은 양을 마시는 게 치아 건강에는 더 좋다.

미국 컬럼비아대 치대 단테 데보티 조교수는 “치아 법랑질에 산성 액체를 자주 접촉하면 치아가 손상되고 충치로 바뀔 수 있다”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미국 건강의학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MedicalXpress)’와의 인터뷰에서다.

설탕, 소다수, 끈적끈적한 사탕 등은 치아에 나쁘다. 하지만 이보다 더 치아에 나쁜 건 각종 음료를 오랜 시간에 걸쳐 홀짝거리는 것이다. 데보티 조교수는 “커피, 차, 주스 잔을 옆에 두고 오랜 시간에 걸쳐 틈만 나면 이들 음료를 찔끔찔끔 마시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는 치아를 망칠 수 있는 나쁜 습관”이라고 지적했다.

각종 음료수를 여러 차례에 걸쳐 홀짝거리면 치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음료수가 산성을 띠기 때문이다. 수소이온농도(pH)는 1~14이며 7은 중성이다. 이 수치가 7미만이면 산성이고 수치가 작아질수록 산성이 높다.

강산성의 음료를 치아에 자주 접촉시킬수록 치아의 법랑질이 벗겨지고 충치 위험이 높아진다. 통상 음료수의 수소이온농도는 3~4이다. 수소이온농도가 5.5보다 낮으면 치아가 부서지기 시작한다.

물론 입안의 침(타액)이 음식물 입자를 씻어내고 구강의 수소이온농도를 중화시키지만 강산성 음료에 재빨리 대응하지는 못한다.

데보티 조교수는 “물이 아닌 다른 음료를 마실 때 침이 치아에 좋은 중성으로 바꾸는 데는 약 60분이나 걸린다”고 말했다. 그는 “커피, 차, 주스에 설탕, 크림, 향료 등을 추가해 홀짝이면 특히 치아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데보티 조교수는 "거의 모든 음식과 음료수를 반복적이고 오랜 시간 치아에 노출하면 치아에 해롭다고 보면 된다”며 “적당히 빠른 속도로 간식과 음료를 섭취하는 게 치아 건강에는 좋다”고 말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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