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만 하면 말 못하고 우는 이유는?
살면서 어쩔 수 없이 겪게 되는 타인과의 갈등. 하지만 갈등이 생겼을 때 건강한 논쟁을 통해 해결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생각을 명확히 표현할 수 없거나, 얼어붙어 한마디도 못하거나, 말하려고 하면 눈물부터 나는 사람들도 있다. 싸움에서 정확한 말로서 감정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상황만 모면하게 되면 또다른 앙금이 남아 있을 수 있다.
막상 싸움에 하고 싶은 말을 못하고 입을 닫게 되는 다양한 원인 중 가능성 있는 세 가지 이유, 미국 심리학 전문 매체 ‘사이콜로지투데이(Psychology Today)’에서 소개했다.
분노, 슬픔 등 자신의 감정에만 압도된다
논쟁을 해야 한다는 생각만 해도 심장이 뛰고 눈물이 난다면, 갈등이 있을 때 효과적으로 대화하는 데 있어 감정 조절이 잘 안 되는 문제가 방해가 될 수 있다. 분노, 좌절, 슬픔과 같은 격한 감정이 고조되어 건설적인 대화를 하기가 어렵다. 이런 사람이 감정을 차단해버리는 건 더한 감정적 고통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는 자연스러운 방어기제일 수 있다.
정신건강의학 저널 ‘Practice Innovations’에 실린 한 연구에 따르면, 갈등 중에 맞닥뜨리는 감정의 파도를 헤쳐 나아가려고 노력하는 건 비효율적인 행동일 수 있다. 감정적으로 격렬해지면 뇌의 고등 인지기능이 억제되어 설득력 있는 주장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감정이 고조될 때는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고 검증해야 한다. 한 걸음 물러나 마음을 가라앉히고 감정의 균형을 되찾으면 갈등이 심해지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생각을 정리하고 진정할 시간이 잠시 필요하다고 상대방에게 전달하면 나중에 더 생산적인 토론을 할 수 있다.
자신의 불만만 전달하는 등 공격 전술로 대화를 거부한다
어떤 경우에는 다툼 중 상대방에게 보복하거나 벌을 주기 위해 수동공격적인 방식으로 감정을 회피하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대화에 참여하길 거부함으로써 자신의 불만을 전달하고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조종하려고 한다.
이런 행동을 흔히 벽쌓기(stonewalling)라고 하는데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든가, 해결되기 전에 토론을 중단해버린다든가, 특정 주제에 대해 대화를 거부한다든가, 논쟁이 과열될 때 갑자기 중단해버리는 양상을 보인다.
하지만 이런 행동은 양쪽 모두에게 상처를 준다. 상대방을 물러나게 하고 마음의 평화를 지키려는 즉각적인 욕구는 충족시킬 수 있을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의 감정과 불만 또한 억제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문제를 키우고 싶지 않다면, 잠시 논쟁을 미루고 무엇이 이러한 행동을 촉발시켰는지 이해하려 노력하는 게 훨씬 좋은 선택이다.
서로의 선을 넘는 같은 싸움을 반복하고 있다
좋은 방식으로 논쟁을 하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당사자 사이에 결코 해결할 수 없는 특별한 문제들도 있다. 한쪽 혹은 서로의 감정을 보호하기 위해 침범하지 말아야 할 대화 영역이 있는 것이다.
‘플로스원(PLOS One)’ 저널에 실린 연구 중 관계에서 헤어지는 가장 큰 원인에 대해 탐구한 내용을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헤어짐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논쟁(argument)’이다. 때로는 문제가 너무 커서 단순히 대화로 풀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논쟁을 벌이기보다는 시간의 흐름에 맡겨야 해결되는 문제도 있는 것이다.
만약 당신의 삶에 그런 상처가 있다면,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그것을 이해하고 정신건강을 해치면서까지 상황을 회복시키려고 노력하길 멈추어야 할 때가 언제인지 인지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