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무더위에 지구촌 모기 전염병 비상
미국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 페루 뎅기열, 한국 말라리아 환자 급증
지구촌을 덮치고 있는 역대급 더위에 모기가 옮기는 전염병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미국 전역의 주 및 지역 보건 당국은 이번 시즌 첫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 인체 감염 사례를 일제히 보고하며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고 건강의학 포털 웹엠디(WebMD)가 1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주 동안 아이오와와 네브라스카 주에서 새로운 사례가 보고됐다. 이미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가 발병한 애리조나, 조지아, 일리노이, 루이지애나, 오레곤, 펜실베이니아, 와이오밍 주를 포함하면 9개주에서 발병한 것이다. 텍사스주 해리스 카운티에서 발견된 모기도 바이러스 양성반응을 보여 살충제 살포 작업을 시작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집계에 따르면 2022년 90명의 사망자 포함 1126명의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 환자가 발생했다. 올해 들어 13명의 환자가 발생했는데 이중 8명이 바이러스가 신경계가지 퍼진 중증 신경 침습성 질환이었다. 이런 중증 증상은 일반적으로 감염자 150명당 1명꼴로 발생하며 뇌에 염증이 생기는 뇌염이나 뇌와 척수를 둘러싸고 있는 막에 염증이 생기는 뇌수막염을 일으킬 수 있다.
빨간집 모기에 의해 전파되는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는 미국에서 모기에 의해 전파되는 가장 흔한 질병이지만 치료제가 없다. 감염된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프지 않으며 감염된 사람 5명 중 1명은 발열과 두통, 몸살, 발진과 같은 기타 증상을 보인다. 예방 전략은 해충 기피제를 사용하고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긴팔 셔츠와 긴 바지를 착용하는 것이다.
한편 지난달 초순 이후 뎅기열 환자가 기록적 급증한 페루에서는 사태를 키운 책임을 지고 로사 구티에레스 보건부 장관이 15일 전격 사퇴했다. 정부 집계에 따르면 올해 페루에선 14만6000명의 뎅기열 환자가 발생해 이 중 248명이 사망했다.
뎅기열은 이집트숲모기와 흰줄숲모기 같은 숲모기에 의해 전파된다. 지난 3월 25년만에 페루를 강타한 사이클론 '야쿠'로 인한 집중호우로 모기 개체수가 급증했는데 구티에레스 장관은 뎅기열 확산세 초반에 “2주 안팎 후면 억제될 것”이라며 관망 자세를 보이다 화를 키웠다.
국내에서도 얼룩날개모기에 의해 전파되는 말라리아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173명의 말라리아 감염 환자가 발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발생한 53명의 3.3배가 된다고 밝혔다. 이중 해외 유입 환자는 36명으로 지난해 대비 5.1배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