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속 프로바이오틱스, 안구건조증 치료효과도?

각막 표면 건강하게 하고 눈물 생산하는 ‘술잔세포’ 생성 촉진

김치를 비롯해 된장, 소금에 절인 양배추 등에 많이 들어 있는 프로바이오틱스는 안구건조증의 개선에도 좋다. [가진=게티이미지뱅크]
건강에 좋은 유산균(젖산균) 등을 만들어내는 프로바이오틱스(장내 세균)가 안구건조증을 개선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베일러의대 연구팀은 상업용 프로바이오틱스 균주를 섭취하면 안구건조증 증상이 크게 좋아지는 것으로 생쥐 실험 결과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15~19일(현지시간) 휴스턴에서 열린 미국미생물학회(ASM) 연례회의(ASM Microbe 2023)에서 발표됐다.

안구건조증은 눈이 뻑뻑하거나 이물감이 느껴지고 후끈거리는 등 증상을 보인다. 눈에 염증이 생기고 시야가 흐릿해지고 빛에 민감해지기도 한다. 눈물의 양이 줄어들거나 성분이 바뀌면 생긴다. 안구건조증의 주요 원인으로는 노화와 당뇨병, 갑상선기능항진증, 항생제·항히스타민제 등 약물 복용, 여성호르몬 분비량 감소 등이 꼽힌다. 최근엔 미세먼지가 심해지고 스마트폰 등 각종 디지털기기를 많이 쓰는 것도 환자가 늘어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연구의 제1저자인 로라 쉐퍼 박사(안과)는 “위장관에 사는 '친화적인' 세균(박테리아)인 프로바이오틱스는 내장, 뇌, 폐 등 신체 각 부위의 건강을 지키고 질병에서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프로바이오틱스는 안구건조증의 치료와 관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안구건조증이 있는 생쥐에게 프로바이오틱스 균주(Limosilactobacillus reuteri DSM17938)또는 식염수를 5일 동안 먹인 뒤 눈 검사를 했다. 생쥐는 프로바이오틱스 균주를 먹기 전에 항생제 치료를 받았으며 이 때문에 친화적인 세균이 많이 죽은 상태였다.

연구 결과 프로바이오틱스 균주를 먹은 생쥐(실험군)는 식염수를 먹은 생쥐(대조군)에 비해 각막 표면이 훨씬 더 건강해졌다. 또 눈물의 필수 성분(단백질)인 뮤신을 생산하는 특정 세포(술잔세포)가 더 많이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생쥐가 먹은 프로바이오틱스 균주는 인간유래 장내세균 균주로 인간·생쥐의 장과 면역체계에서 보호 효과가 이미 입증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안구건조증 환자는 약 2448만명(2020년 기준)이다. 안구건조증을 제때 치료하지 않고 내버려두면 시력이 뚝 떨어질 수 있다. 안구건조증 치료에는 인공눈물, 안약, 젤, 연고 등을 쓰고 있다. 환자는 적정 실내온도(18~24°C)와 습도(40~70%)를 유지하는 게 좋다.

◇프로바이오틱스가 풍부한 식품과 효능= 프로바이오틱스는 김치, 된장, 요거트, 소금에 절인 양배추, 콤부차(홍차, 녹차를 발효시킨 음료) 등에 풍부하다. 평소 이런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면 안구건조증의 개선에 좋다. 일반적으로 프로바이오킥스는 면역력을 높여주고 당뇨병, 고혈압 위험을 낮춰주는 등 여러 모로 건강에 좋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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