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토스테론 보충 요법, 중년 이상 남성에 안전할까?
5000여 명에 대한 33개월 추적조사 결과 심장병 위험 증가 없어
남성호르몬이 낮고 심장병 위험이 높은 중년 이상 남성에게 테스토스테론 보충 요법이 안전하다는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됐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내분비학회 연례회의(ENDO 2023)와《뉴잉글랜드 의학저널(NEJM)》에 동시 발표된 미국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한 내용이다.
심장병 위험이 높은 45세~80세 남성 5246명에게 테스토스테론 보충제와 위약을 복용케 하고 33개월간 추적 관찰한 결과 심혈관 질환, 치명적이지 않은 심장마비 또는 뇌졸중으로 인한 위험 증가는 관찰되지 않았다. 테스토스테론 복용군과 위약복용군 모두 어떤 식으로든 심장질환을 겪은 사람은 7%에 그쳤다. 전립선암의 위험도 증가하지 않았다. 그러나 위약 대조군에 비해 테스토스테론군에서 한 종류의 비정상적인 심장 박동, 심방 세동, 급성 신장 손상 및 폐 혈전(폐색전증)이 낮은 비율로 증가한 것은 관찰됐다.
이번 연구는 노년층 남성에 대한 테스토스테론 보충요법의 안전성 논쟁을 잠재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임상시험은 남성의 테스토스테론 대체 요법의 안전성 우려 해소를 위해 2015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요구로 시행됐다. 이번 연구는 TRAVERSE라고 명명된 이 대규모 임상시험의 첫 번째 결과물이다. 올해 말에는 성 기능, 우울 장애, 골절, 빈혈, 당뇨병 등과 관련한 '효능'에 대한 연구결과도 발표될 예정이다.
연구진의 한 명인 클리블랜드클리닉의 심장전문의인 스티븐 니센 박사는 “우리는 안드로겐 결핍증이 있는 남성들에게 테스토스테론을 투여해도 건강상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고 도울 수 있는가라는 중요한 질문을 해결했다”며 “그에 대한 답은 ‘네’”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그러나 근육을 키우거나 성욕 증진을 위해 테스토스테론을 복용하는 남성에게는 그 결과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연구결과를 검토한 워싱턴대 의대의 브래들리 아나월트 교수(내분비학)도 “중요한 경고는 테스토스테론이 정상적인 남성에게 추가적으로 추가적으로 많은 양을 투여해도 안전하다는 신호는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의 한 명인 브리검 여성병원의 샬렌더 바신 박사(내분비학)는 테스토스테론 요법이 성 기능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실험 결과를 분석하고 있다. 그는 “테스토스테론이 성적 기능을 향상시킨다는 속설이 있지만 무작위 실험은 서너 차례밖에 없었고, 대부분은 3~6개월의 단기간 추적에 머물렀다”는 점에서 위약효과가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ejm.org/doi/full/10.1056/NEJMoa2215025)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