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초혈관 질환은 다리의 혈관협착으로 피가 흐르는 통로가 좁아지며 걸을 때 통증이 발생한다. 다리에 난 상처 회복이 지연되기도 한다. 특히 비당뇨 환자보다 체내 염증이 발생하기 쉬운 당뇨 환자는 말초혈관 질환에 걸리기 쉬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증상이 심해지면 괴사가 발생해 하지 절단 수술까지 고려해야 한다.
고려대 안암병원 유철웅, 차정준 교수팀은 2006년부터 2015년까지 국내 31개 병원에서 진료받은 말초혈관 질환을 가진 당뇨 환자 990명을 대상으로 다기관 연구를 진행했다.
말초혈관 질환 환자는 일반적으로 스텐트 삽입술을 통해 피의 흐름을 개선한다. 스텐트 시술 뒤에는 혈관이 다시 막히지 않도록 ‘이중 항혈소판요법’이 흔히 시행된다. 이는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 아스피린과 프라수그렐 등 두 개의 항혈소판제제를 이용하는 치료법이다. 삼중 항혈소판 요법은 아스피린과 P2Y12 억제제, 경구용 항응고제(OAC) 등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실로스타졸을 이용한 삼중 항혈소판요법의 효과에 대한 보고 사례는 매우 적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말초혈관 질환으로 스텐트 치료를 받은 당뇨 환자에게서 이중 항혈소판요법과 실로스타졸을 포함한 삼중 항혈소판요법을 적용한 경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성공률과 합병증 발생률 등에는 차이가 없었지만 삼중 항혈소판요법을 사용한 환자에게서 하지절단 위험이 유의미하게 줄었다. 이중 항혈소판요법을 적용한 그룹은 하지절단 위험이 6.3%, 실로스타졸을 포함한 삼중 항혈소판요법을 받은 그룹은 2.0%로 나타났다.
유 교수는 “말초혈관 질환으로 인한 하지 절단은 환자에게 큰 불행”이라며 “본 연구가 말초혈관 질환으로 고통받은 당뇨 환자의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논문 ‘Effect of Cilostazol on Diabetic Patients Who Underwent Endovascular Treatment for Peripheral Artery Disease’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