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과 계층따른 '암 통계'도 본다... 국립암센터 'K-큐어' 소개
[제49차 대한암학회 학술대회] 2025년까지 총 10개 암 데이터 공개 예정
국내에서도 각종 암 환자에 대한 임상·의료정보와 사회·보건적 현황을 통합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국립암센터 암빅데이터센터에서 그간 공공과 민간에 흩어져있던 각종 데이터를 하나로 모아서 공개했다.
16일 국림암센터는 '암 임상데이터 네트워크'(K-CURE·K-큐어, https://k-cure.mohw.go.kr/) 포털 시스템의 서비스를 개시했다. 국립암센터 최귀선 암빅데이터센터장은 전날인 15일 대한암학회 학술대회 발표 자리에서 이번 서비스 개시 일정을 대중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K-큐어 시스템은 최 센터장 등을 비롯한 국립암센터 내 정책 연구자들의 기초적인 고민에서 시작했다. 그는 "국내에선 충분한 규모의 공공·민간 데이터가 축적해 있음에도 '소득수준이나 직업 계층에 따라 암환자의 사망률과 생존율에 차이가 있는지'와 같은 기초적인 의문도 연구가 거의 전무한 상태"라면서 "연구 목적에서조차 다양한 정보를 익명 활용하려면 6~12개월의 기간이 소요할 정도로 관련 절차가 너무 어렵고 복잡했다"고 토로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국립암센터는 기존에 흩어져있던 공공·민간 데이터를 한 데 결합해 통합 데이터를 제공하는 정보 플랫폼인 'K-큐어 포털'을 고안했다. 연구자 개개인이 별도의 정보 활용 허가 과정을 거치지 않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2021년 암관리법 개정으로 국립암센터 산하에 국가암데이터센터가 개소한 후 K-큐어 구축사업은 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국립암센터를 중심으로 보건복지부와 통계청,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한국보건의료정보원 총 6개 공공기관이 업무 협약을 맺었고, 민간에선 15개 국내 대형병원이 사업에 참여했다.
최 센터장은 "K-큐어 포털은 암 질환에서 시작했지만, 향후 심뇌혈관·호흡기질환 등 국내 중증질환 현황 전반에 대한 통합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면서 "16일 위암, 유방암 데이터 제공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총 10개 암종, 165만 명 규모의 통합 임상 데이터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립암센터는 K-큐어 포털을 통해 국내 암 질환에 대한 통합 임상데이터인 '암 공공 라이브러리'를 구축했다. 암 공공 라이브러리란 암관리법에 따라 중앙암등록본부에 등록된 암환자의 공단, 검진, 심평원청구, 통계청 사망 자료와 민간 15개 대형병원의 의료 임상자료 등을 수집해 하나로 결합한 데이터세트다.
K-큐어 포털은 일차적으로 암 질환 연구자를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지만, 일반인을 대상으로도 각종 암 질환에 대한 다양한 사회·보건적 현황을 정리해 인포그래픽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최 센터장은 향후 운영 계획에 대해 "암 공공 라이브러리를 더욱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암환자 대조군(비암환자)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공공기관과 협의 중"이라면서 "협력 기관 외에도 개별 연구자가 가진 개인 연구 데이터도 시스템에 반입할 수 있는 방안도 구상 중"이라고 전했다.
이날 최 센터장이 발표한 제49차 대한암학회 학술대회의 '암 정보 현황과 정책 방향' 세션에선 △한국보건의료정보원 변남수 데이터진흥본부·보건의료정보사업본부장이 건강정보 고속도로 사업 등을 중심으로 한 '한국 보건의료정보 발전 방향'을 △질병관리청 박현영 미래의료연구부장이 '보건의료연구자원 선순환체계 구축과 활용'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김선영 국가생명연구자원정보센터장이 '국가바이오데이터스테이션 소개' 등을 주제로도 발표했다.
한편, 대한암학회는 15~16일 서울 중구 소공동 소재 롯데호텔 서울에서 '제49차 대한암학회 학술대회·제9차 국제암컨퍼런스'를 개최했다. 학술대회는 첫째 날인 15일 오전부터 1700여 명의 국내외 연구자들이 방문해 암 질환 연구에 대한 의학계의 뜨거운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