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걸린 ‘스포츠 탈장’... 원래는 노인병?
고강도 운동으로 압력 커지면 수술 불가피해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이 ‘스포츠 탈장’으로 수술을 받아 16일 부산에서 예정된 페루와의 평가전 출전이 불투명해졌다. 부임 후 1무 1패를 기록하고 있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첫 승 도전에 의외의 변수가 생긴 것.
13일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손흥민이 지난달 29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종전을 마친 뒤 가벼운 스포츠 탈장 증세로 현지에서 수술을 받고 귀국했다”며 “수술을 받은 지 2주 정도 돼 회복 훈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6월 A매치 2연전 출전은 지켜봐야 한다. 감독의 판단이 필요하지만 선수 본인이 경기 출전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며 전날부터 회복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이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탈장은 복벽(내장을 받쳐주는 근육층)이 약해져 구멍이 나며 장이 복벽 밖으로 밀려 나오는 현상을 말한다. 복부 내 압력이 커지거나 복벽 조직이 약해지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탈장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발병 빈도가 잦아 일명 ‘노화병’이라고 불리는데, 최근에는 무리한 근육운동으로 복부 근막을 다치는 스포츠 탈장 환자가 젊은 층에서도 늘고 있다.
특히 손흥민처럼 과격한 운동을 자주 하고 허리를 많이 굽히는 운동선수들에게는 스포츠 탈장이 흔하게 발생한다. 가장 흔한 형태는 사타구니와 배꼽 사이가 작은 풍선 주머니처럼 불룩하게 튀어나오는 ‘서혜부 탈장’이다. 초기에는 아랫배 쪽에 묵직한 느낌이 들고 특별하게 통증이 없어 방치하기 쉽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면 내장에 피가 통하지 않아 괴사(생체 세포와 조직이 죽는 것)의 위험도 있다.
탈장은 장기가 본래 위치를 벗어난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수술해야 하지만, 치료가 어려운 병은 아니다. 세란병원 외과 유선경 부장은 “대부분의 탈장은 수술로 쉽게 교정 가능하며, 특히 서혜부 탈장은 발견 즉시 수술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운동선수가 아닌 일반인은 갑자기 무리한 운동을 하거나 무거운 짐을 들 때, 심지어 만성 변비로 화장실에서 지나치게 힘을 줄 때도 복압이 상승하며 탈장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기침을 하거나 대변을 볼 때 평소와 다르게 배 안의 압력이 느껴지면 탈장을 의심해야 한다. 또 사타구니 바로 위에 계란 정도 크기의 돌출 부위가 생기면 즉시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