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수술 부기 관리, 온찜질보다 '걷기'가 좋다?
[박준규의 성형의 원리]
성형 수술 후에 냉찜질을 할지 온찜질을 할지 문의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는 사실이지만, 냉찜질은 통증을 완화하고, 혈관을 수축시켜 부기를 줄여줍니다. 반면, 온찜질은 혈관을 확장시켜 순환을 도와줍니다.
그래서 흔히 수술 후 2~3일은 냉찜질, 그 이후로는 온찜질이 적합하다고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저 역시 수술 후 사흘째(약 48시간)까지는 냉찜질을 하시라고 말씀드립니다. 하지만, 온찜질은 권하지 않습니다.
수술 당일에 환자분들께 늘 말씀드리는 내용 중 하나가 '오늘보다 내일 더 붓고, 내일 보다 모레 더 부을 거예요'라는 것입니다. 수술 부위에 미세한 출혈이 지속되기도 하고, 상처를 회복하기 위한 염증반응으로 체액이 상처 부위로 이동해 약 48시간 정도 부기가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이 시간 동안 냉찜질은 순환을 떨어뜨려 부기를 줄여줍니다. 부기가 최대치에 이르고 난 이후 냉찜질의 효과는 '통증 완화' 정도 뿐입니다. 냉찜질을 지속하면 혈관이 수축해 오히려 부기나 멍이 잘 빠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론적으로 48시간 이후 온찜질은 혈관을 확장시켜 부기를 빨리 내리게 하는 등 도움이 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수술 후 온찜질은 권하지 않습니다. 자칫 득보다 실이 많기 때문입니다. 온찜질은 관절의 만성적인 통증 같은 장기적인 상태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성형수술 후 회복기는 만성적인 상태가 아닙니다.
수술 후 환부는 감각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게다가 피부엔 차가움을 느끼는 냉점보다 따뜻함을 느끼는 온점이 훨씬 적습니다. 그래서 피부가 찬 감각보다 뜨거운 감각에 둔하다고 합니다. 감각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은 상태에서 온찜질은 저온화상 같은 문제를 일으키곤 합니다. 온찜질은 염증 반응을 촉진시키므로, 감염 등의 위험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부기가 빨리 빠지길 원한다면 온찜질보다는 '걷기'등의 운동을 권합니다.
A 씨는 안면윤곽 수술을 받았습니다.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어서, 부기가 빨리 빠지는 방법을 검색해 보던 중 '온찜질'이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열심히 온찜질을 하던 A 씨는 턱에 얕은 화상을 입고 말았습니다.
B 씨는 얼굴 지방이식 수술을 받았습니다. 지방이식 후에는 지방의 생착을 위해 냉찜질이 좋다고 안내받았습니다. B 씨는 2주간 매일매일 열심히 냉찜질을 했습니다. 다행히 부기는 오래가지 않았지만, 얼굴에 든 멍은 좀처럼 빠지지 않았습니다.
두 가지 모두 최근 저에게 수술받은 분들에게 생긴 일들입니다.
그러니, 제가 성형수술 후 온찜질을 권하지 않는 이유를 간단히 쓰자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인들은 무엇이든 열심히 하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