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 생겼다면…진단 후 3년 내 ‘이 병’에 특히 관심을

발가락∙손가락 등에 극심한 통증…치매∙파킨슨병∙수전증 등 위험 높고, 뇌 회백질 감소

바람만 불어도 아프다는 통풍. 그 자체도 문제지만 치매, 파킨슨병, 수전증 등 신경퇴행성질환에 걸릴 위험이 다른 사람에 비해 훨씬 더 높다. 통풍 진단을 받으면 이런 병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통풍 환자는 모든 원인의 치매, 파킨슨병, 원인이 불명확한 수전증 같은 본태성 진전(떨림) 등 신경퇴행성질환에 걸릴 위험이 다른 사람에 비해 훨씬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통풍 환자 1만1735명과 통풍으로 진단받지 않은 사람 3만2202명(대조군)의 각종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들 통풍 환자는 40~69세로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연구에 참여했으며 그 가운데 1165명이 뇌 영상을 촬영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통풍 환자는 대조군에 비해 파킨슨병 발병률이 43%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본태성 진전 발병률이 약 7배나 더 높았다. 통풍 환자가 치매에 걸릴 위험은 대조군에 비해 60% 더 높았다. 치매 위험은 통풍 진단 후 3년 이내가 가장 높았고, 이후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영국 바이오뱅크 연구의 추적관찰 기간(최대 11년 이상) 동안 통풍 환자의 사망률은 약 11%로 대조군(약 5%)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또한 통풍 환자는 뇌 회백질 부피가 줄어들고 뇌의 철분 수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풍은 세계 인구의 1~4%에 영향을 미치는 염증성 관절염으로 극심한 통증을 일으킨다. 요산이 몸 안에서 너무 많이 생기거나 몸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으면 핏 속의 요산 농도가 높아지면서 바늘 모양의 요산 결정이 생긴다. 통풍은 이 요산 결정이 관절의 연골, 힘줄, 주위 조직에 들러붙어 생기는 병이다. 요산 결정이 비뇨기계에 들러붙으면 신장결석(콩팥돌증)이나 신병증을 일으킨다. 통풍은 종전엔 40~50대 남성에게 특히 많았으나 최근엔 20~30대에서도 많이 발생한다.

요산은 몸 안에서 합성된 퓨린이 분해돼 생긴다. 따라서 퓨린 함량이 비교적 적은 식품(과일, 채소, 견과류)을 적절히 먹으면 통풍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통풍 환자는 술을 끊고 정상 체중을 유지하고 퓨린, 칼로리, 탄수화물 등 성분이 적게 든 음식을 섭취하는 게 바람직하다. 유제품과 단백질도 충분히 섭취하면 좋다.

연구팀은 통풍으로 진단된 환자에 대해서는 각종 신경퇴행성 질환의 위험을 염두에 두고 인지기능 및 운동증상을 철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Association of gout with brain reserve and vulnerability to neurodegenerative disease)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실렸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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