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암 환자의 희망 '중입자'... 지금까지 10명 치료
12일 중입자치료센터 개소식, 내년 4월 대부분 암에 적용 예상
'난치암 환자의 희망'으로 불리는 중입자 치료를 받은 환자가 속속 늘고 있다. 지난 4월 28일 첫 환자 치료를 시작한 중입자치료센터는 현재까지 총 10명의 환자가 치료를 받았다.
중입자치료는 탄소 입자인 중입자를 이용한 방사선치료다. 브래그피크(암세포에 에너지를 최대로 방출해 제거하는 방식) 원리를 이용해 탄소 입자를 암세포에 조준해 파괴하는 치료법이다. 탄소 입자를 빛의 속도 70% 수준까지 빠르게 돌려 생긴 에너지를 암세포에 쬐는 방식이다. 기존 방사선이나 양성자 치료보다 암 세포를 사멸시키는 성능도 최대 3배 이상 높아 '꿈의 암 치료법'이라는 별칭이 있다.
다만 고형암이 아닌 혈액암이나 암세포가 림프관이나 혈액을 타고 이동해 생기는 전이암은 중입차 치료가 어렵다.
방사선치료는 엑스레이(X-ray) 등의 광자선, 양성자와 중입자를 이용한 입자선 치료로 구분된다. 이 중 중입자는 기존 엑스레이, 양성자보다 무거운 탄소 입자를 사용한다. 특히 중입자 질량은 양성자보다 12배 크고 입자를 가속시키는 힘이 커 치료 효과 및 범위가 크다. 또 치료 기간이 짧고(전립선암 및 간암 3주, 폐암 1~3주 등) 주변 장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 부작용이 적다.
12일 열린 중입자치료센터 개소식에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방사선종양학과 홍채선 교수는 "탄소 빔을 1분 30초~2분 정도로 매우 짧게 조사하므로 치료 시간을 단축해 환자 만족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중입자치료는 현재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 전 세계 6개 국가, 15개 기관에서 이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연세의료원이 고정빔 치료실 1대, 회전형 치료실 2대를 첫 선보였다. 회전형 치료실을 2대 도입한 것은 세계 최초의 사례다. 다른 나라에선 비용 때문에 고정빔 치료실을 여러 대 도입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연세의료원은 지난해 말 총 3000억여 원을 투입 중입자치료센터를 건립했으며, 약 3만3000㎡ (약 9982평) 부지에 지하 5층, 지상 7층에 외래진료·검사·중입자치료 시설을 갖췄다.
고정빔 치료는 탄소빔을 고정한 뒤 의료용 침대에 누운 환자를 치료하는 방식이다. 회전형 치료실은 원하는 각도에서 정상조직은 피하면서 암세포에만 탄소빔을 주사하는 방식으로 360도 회전 가능하다.
홍 교수는 “두 치료실을 보유한 연세의료원은 고정빔 치료에 최적인 전립선암 환자부터 먼저 치료를 시작했다”며 “전립선암 뿐만 아니라 폐암, 췌장암 등 다양한 암 치료를 위해 기계적 준비와 임상치료 등을 마치는 대로 회전형 치료실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연세의료원이 치료한 전립선암 환자는 총 10명이다. 전립선암은 총 3주 동안 12회 조사를 받는다. 1호 외국 환자 치료도 끝냈다. 50대 러시아 환자로 전립선암 1기였다.
윤동섭 연세의료원장은 “내년 4월엔 고정빔 치료실 1대와 회전형 치료실 2대 모두 가동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모든 치료실을 가동하면 기존에 치료가 어려웠던 폐암, 간암, 골육종 치료 등을 비롯 모든 고형암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연세의료원 중입자 치료센터를 통해) 해외에서만 가능했던 치료를 국내에서도 받을 수 있게 됐다"면서 “이런 치료가 발전하면서 난치암 환자에게 희망을 줄 수 있으며 앞으로도 새로운 치료법에 대해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